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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31 (수)

정영희의 건강한 행복

출근길, 사랑을 생각하다.


겨울비가 내리는 아침 출근길입니다.

 

비 때문일까요?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오늘따라 왠지 감성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러려고 날 사랑했니? 나를 사랑하게 했니?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노래한 그 가사가 오랫동안 귓가에 머물러있습니다.

 

사랑이란 감정은 인간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일까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있나요? 그리고 그 사람의 어떤 모습에 이끌리셨나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사랑이란 참 신기합니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인연으로 만나 조건 없는 사랑을 하기도하고,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동료애를 느끼기도 하죠. 하지만 같은 동료라도 마음의 거리는 제각각입니다. 어떤 사람은 가깝게 느껴지지만, 어떤 사람은 왠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니까요.

 

연인과의 사랑은 또 어떤가요?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던 두 사람이 운명처럼 이끌려 아름다운 사랑에 빠지게 되기도 하죠. 수많은 사람 중 당신이어야만 했던 이유는 ‘인연’이라는 말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누군가에게 호감이 가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듯합니다. 외모, 능력, 성격 등 모든 걸 갖추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어떤 조건 때문이 아니라 그저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었습니다. 함께 있으면 시간이 멈춘 듯 즐겁고, 애써 나를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그래서 곁에 있으면 편안하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줄 것 같은 사람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늘 행복한 것만은 아닙니다. 사랑의 무게가 서로 같다면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깊어지는 마음만큼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지고, 기대하는 만큼 돌아오지 않을 때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이런 감정이 쌓이다 보면 둘 사이의 갈등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막내로 자라 사랑을 받기만 했던 저는, 사랑에는 슬픔이나 아픔 따위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가며 사랑도 아픔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말 못 할 짝사랑, 사랑했지만 헤어져야 했던 순간들, 과한 기대로 인한 부담, 혹은 사회적으로 허락되지 않는 사랑까지. 사랑이 항상 행복만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걸 주위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되었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해야 할까요?

 

제가 말하고픈 사랑의 시작은 ‘자기애’라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먼저 존중하고 사랑할 때, 타인을 향한 사랑도 비로소 충만해질 거라 믿습니다. 그게 가족이든 연인이든 말이죠.

 

또 때로는 놓아주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품 안의 자식이 성장했다면 멀리서 지켜봐 주는 독립된 사랑을, 인연의 시간이 다했다면 서로를 위해 놓아주는 성숙한 사랑을 해야 합니다.

 

후회 없이 사랑하되, 집착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죠.

 

추운 겨울, 사랑하는 이가 더욱 그리운 계절입니다.

 

비가 내리면 비를 사랑하고, 햇살이 비추면 그 빛을 사랑하는 유연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계절과 날씨가 변하듯 우리 곁에 있는 사랑도 모습이 변할 수 있음을 생각하며 어느덧 회사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저와 인연이 닿는 모든 분에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려 합니다. 그들과의 시간도 언제 흘러가 버릴지 모르니까요.

 

 

정영희 작가

 

·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간호사

· 혈액관리본부 직무교육강사

· 2025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자문위원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