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셔널지오그래픽 TV를 보다가 숲에 있는 나무의 나이테를 보고 연어가 풍년이었던 해를 알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경탄을 했던 적이 있다. 연어를 잡은 곰이 숲에 와서 먹이활동을 하고 부산물을 버리기 때문에 나무가 잘 자라서 그 해의 나이테가 넓다는 것이다. 확실히 산과 바다와 땅에 있는 삼라만상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어렸을 적 교과서에 있던 동화 생각이 났다.
“엄마 닭과 모이를 쪼아 먹던 병아리 목에 딱딱한 것이 걸렸다. 놀란 엄마는 우물로 달려가 물 한모금만 달라고 했다. 우물은 물길을 그릇을 가져오라고 했고 엄마 닭이 떡갈나무에게 달려가 도토리깍정이 하나만 달라고 하자 떡갈나무는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했다. 바람에게 떡갈나무를 흔들어 달라고 하자 바람은 떡갈나무를 흔들어 도토리깍정이를 떨어뜨렸고 엄마 닭은 그것을 주워들고 우물로 달려가 물을 길어다 병아리에게 먹였다.”
그 때는 단순히 재미만 있었는데 이제 보니 모두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였던 것이다. 따라서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비는 땅에 내려 식물을 자라게 하고 시내를 이루어 강물로 바다로 흘러 다시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가 되고 비는 바다로 간다. 땅에서는 미생물이 식물을 기르고 식물은 일차 포식자에게 일차 포식자는 이차 포식자에게 이차 포식자는 삼차 포식자에게 먹힌다. 그리고 최종 포식자는 죽어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고 다시 식물이 자라고 포식자들이 먹고 .... 끝없는 순환이 계속된다. 바다에서도 같은 원리가 진행 중이다.
‘생태적 각성’이라는 말이 있다. ‘생태적 각성’이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아무 것도 아니면 나도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라 한다. 그들과 내가 실은 한 덩어리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다. 풀을 잡겠다고 농약을 뿌리는 일에 아픔이 느껴져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는 마음이다.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는 일에 무심하던 사람이 그 일이 내 몸에도 생채기가 나는 것 같은 아픔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생태적 각성인 것이다. 삼라만상은 서로에게 유익을 주며 존재한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오로지 인간뿐이다. 쓰레기를 양산하고 급격한 기후변화를 초래한다. 인간의 탐욕은 자신이 모든 선물의 종착지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들 중에서도 어떤 이들은 이타적인 삶을 살았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삶의 보이지 않는 곳에는 수많은 숨은 희생들이 있었다. 슈바이처가 그랬고 리빙스턴이 그랬다. 테레사가 그랬고 이순신도 그랬다. 사재를 털어 독립운동을 한 많은 이들이 있었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별들도 많이 있다. 기업가들 중에서도 그런 정신을 가진 이들이 더러 있는 모양이다.
“다른 사람을 부유하게 만드는 일, 그것이 나의 일이다. 성공한 기업가가 되려면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내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 생각하기보다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무엇을 포기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무엇을 얻게 된다.” - 마윈 알리바바 회장 -
“기업은 이익을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경우에도 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목적은 봉사다. 훌륭한 서비스에 대한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 이윤이다.” - 헨리 포드-
나 자신이 자연의 한 부분임을 명심하며 에머슨의 시 한 구절을 음미해 본다. “ ......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 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 최홍석 칼럼니스트
최홍석
전남대학교 국문과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석사
호남삼육고등학교 국어교사
서울삼육고등학교 국어교사
호남삼육고등학교 교감 및 교장 정년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