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회복의 문화가 학교를 지켜냅니다.”
– 서울특별시북부교육지원청 김태식 교육장 인터뷰 (3)

◈ 회복적 생활교육, 교사 보호, 심리·정서 지원까지… ‘안전하고 따뜻한 학교’를 위한 북부의 교육 복지 전략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문제는 이제 한두 사례가 아닌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교육 현장의 과제가 되었다. 학생의 안전은 물론, 교사의 지속가능한 교육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 시스템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특별시북부교육지원청은 ‘관계 중심’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예방에서 회복, 보호까지 이어지는 정서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김태식 교육장은 “학교는 배움의 공간이자 공동체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학교가 온전히 작동할 수 있습니다”라며, 북부가 그려가고 있는 ‘회복 중심의 교육 안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 “폭력은 빈틈에서 발생합니다…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예방의 시작입니다”
학생 간 갈등은 처벌보다 사전 예방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북부교육지원청의 일관된 입장이다. 김 교육장은 “‘동의 교실회복 프로그램’은 단순한 교실 수업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스스로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을 고민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희망 학급을 대상으로 전문 강사가 학교로 찾아가 2차시 수업을 진행하며, 2024학년도에는 총 443개 학급, 약 9,750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등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 초·중 전환기 ‘찾아가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교육청은 전환기 예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중학교 진학 전, 관계 형성과 생활 변화에 대한 심리적 준비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2024년에는 관내 34개 초등학교에서 운영되었으며, 중등 생활업무 담당 교사가 직접 찾아가 2차시로 진행하는 수업은 단순 안내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의 생활교육과 인성 코칭으로 구성된다. 김 교육장은 “불안정한 시기에 먼저 다가가는 것이 학교의 역할입니다. 관계의 불안을 줄이면 폭력의 싹도 줄어듭니다.”라고 강조한다.
◈ “교사도 보호받고 성장해야 교육이 계속됩니다”
교권침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금, 북부교육지원청은 교사를 ‘피해자’로만 보지 않고, 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주체로 바라보는 시선을 강조한다. " 교사가 지켜질때 수업이 지속되고, 수업이 지속될때 학생의 성장이 가능해 집니다. 이는 북부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공교육의 출발점이자, 가장 우선시되는 가치입니다."
이어서 김 교육장은 “교사의 소진을 예방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며, 교육 활동의 보호를 제도화하는 것이 공교육을 지켜내는 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 유아부터 교사까지 전 연령 실천형 보호 자료 개발
기존의 사례 중심 교육활동 보호 자료를 넘어, 실제 교육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천 중심 자료 5종(유아, 초등, 중등, 교원용, 보호자용)이 개발되어 2025년 3월부터 관내 모든 학교에 배포될 예정이다.
더불어 ‘더 가까이 교사 성장교실’ 프로젝트를 통해 저경력 교사 대상 맞춤형 컨설팅과 성장 연수도 진행된다. 법률·상담·교육 전문가 멘토링이 포함된 연수는 실질적인 학생 지도력과 학교 적응력을 함께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 ‘북부 교육공동체 신호등 프로젝트’… 예방–소통–회복의 삼중 안전망
북부교육지원청의 **‘교육 공동체 신호등 프로젝트’**는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다.
예방, 소통, 회복이라는 세 단계에 걸쳐 교육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지원 체계다.
예방 단계: 교사·학생 대상 교육활동 침해 예방 교육 실시. (예: 노원중학교 390명 대상 방송교육 진행)
소통 단계: 교육활동 보호 콘텐츠 공모전 ‘촌철활인 프로젝트’를 통해 공감 중심의 학교문화 확산
회복 단계: 정서적 소진 교사 대상 연 2회 회복 프로그램 운영. 학교폭력, 자살(시도) 학생 지도교사, 전문상담교사 등을 우선 지원
◈ ‘더 다정한 마음상담’… 교육 공동체의 정서적 케어
심리·정서적 지원도 북부교육지원청의 주요 정책이다.
‘더 다정한 마음상담’ 프로젝트는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과 보호자까지 대상으로 한 맞춤형 찾아가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이다. 개별 상담, 위기 개입, 정서적 치유를 통해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의 기반이 되는 마음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교육장은 “마음이 무너지면 학습도 교육도 멈춥니다. 아이들의 심리뿐 아니라, 교사의 마음까지 돌보는 것이 지금 학교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교육입니다”라고 전했다.
◈ “학교는 규칙보다 관계로 지켜지는 곳”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태식 교육장은 교육에 있어 관계 회복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존중이 없는 교실에서는 배움도 자라기 어렵습니다. 폭력 없는 학교, 회복이 있는 교육, 존중이 살아 있는 공동체는 시스템과 신념이 함께 만들 때 가능합니다.”
북부교육지원청은 그 신념을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실천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강한 규칙보다 깊은 관계로 지켜지는 학교.
김태식 교육장과 교육지원청이 꿈꾸는 학교는, 단단하지만 따뜻한 곳이다.
끝으로, "교육장 임기 중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 지원 방향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김태식 교육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교육은 이제 중앙의 일방적 지침이 아니라, 현장의 자율성과 실행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학교가 주체가 되어야 진짜 교육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철학 아래, 북부는 ‘지원’이라는 개념을 행정 중심이 아닌 학교와 함께 고민하고 실행하는 파트너십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정책은 위에서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지역의 목소리를 들은 뒤 아래에서부터 쌓아올려야 한다는 믿음이 정책 설계의 전제가 되고 있다.
기획·취재
| 대한민국교육신문 나윤재 기자
(※ 본 인터뷰는 서울특별시북부교육지원청 제공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