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한다면 1학년 때부터 다시 이 학교에 다니고 싶습니다.” 광양진상중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이 졸업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남긴 말이다. 2학년 무렵 진상중학교로 전학 온 이 학생은 이전 학교에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며 학교에 제대로 나오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은학교에서 교사와 친구들의 세심한 관심 속에 학교생활을 이어간 학생은 졸업식에서 자신이 경험한 학교에 대한 고마움을 이 한마디에 담았다. 이 말은 광양진상중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학생 수가 적다는 것은 흔히 작은학교의 한계로 이야기된다. 그러나 진상중학교는 오히려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가능한 교육이 있다고 말한다. 학생 한 명의 변화가 눈에 보이고, 한 명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으며, 학생 개개인의 성향과 적성에 맞춰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진상중학교의 교육은 ‘작은학교를 유지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깊이 있게 바라보되,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관계를 넓히고 지역사회와 연결하며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작은학교라고 학생들의 꿈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진상중학교에는 지역에서
전남 광양시 성황동에 위치한 광양성황초등학교(교장 민황용)가 급격한 도시 개발로 인한 학생 수 증가라는 변화 속에서도 학교만의 특색 있는 생태·인성 교육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학교 주변의 풍부한 자연환경과 지역사회를 교육과정에 적극 활용한 ‘성황그린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과 공동체 의식을 함께 키우며 전남을 대표하는 특색 교육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학생 수 급증… 변화 속에서도 교육의 방향을 잃지 않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교생 100명 남짓의 소규모 학교였던 광양성황초등학교는 인근 푸르지오·자이·더샵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학생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는 40학급 규모에 이르렀고, 앞으로도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초 24학급 규모로 계획됐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만으로는 급격한 학생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학교는 특별실을 일반교실로 전환하고 공간을 재배치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에 발 빠르게 대응했으며, 공사로 인해 운동장과 체육관 사용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인근 성황스포츠센터와 협약을 체결해 체육수업과 각종 학교행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민황용 교장은 급격한
전남 장흥군 장평면 나지막한 산세와 푸른 자연이 감싸 안은 이 작은 마을의 학교에 최근 전국 교육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특정 학년의 학생 수가 1명에 불과해 폐교 수순을 밟는 듯했던 시골 학교가, 이제는 대도시를 뛰어넘는 파격적이고 촘촘한 미래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며 대한민국 소규모 학교 혁신의 '대표 모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경쟁과 속도전이 치열한 요즘, 장평의 아침은 남다른 온기로 문을 연다. 오전 8시 30분이 되면 교장 선생님부터 모든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도서관에 모여 조용히 20분간 책을 읽는다. 사락사락 책장 넘어가는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곳에서 본지 기자가 장평 현장을 찾아 교장 선생님, 교무부장 교사와 함께 나눈 깊이 있는 취재 내용과 인터뷰 전문을 종합 정리했다.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 않는다”… 발로 뛴 ‘학생 유치 영업 행정’교장이 부임할 당시 학교는 존립 자체가 위태로웠다. 이에 교장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을 탓하며 가만히 앉아있지 않았다. 인근 대형 초등학교(장흥초 등)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모이는 카페와 식당까지 직접 발로 뛰며 ‘밀착형 홍보(영업) 행정’에 나섰다. 당시 학부모들
“교장이나 교감의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이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학교의 진정한 저력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가치를 납득하고 애교심을 가질 때 발휘됩니다. 학업 성취에만 치우친 기계적 인간이 아닌, 세상을 읽어내는 분별심(分別心)과 살아가는 힘을 지닌 도전적 인재를 기르고자 합니다.” – 양현고등학교 이원형 교장 전북 전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양현고등학교는 단순한 입시 위주의 명문고 패러다임을 넘어선 지 오래다. 개교 초기부터 이어온 혁신학교와 미래학교의 성공적인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전북내 교육 변화의 중심인 ‘AI 디지털 선도학교’와 ‘자율형 공립고 2.0’ 지정을 동시에 이뤄내며 대한민국 공교육 현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쓰고 있다. 11년 차 시스템의 힘, 사람 중심의 수평적 리더십양현고등학교가 수많은 공모 사업과 교육 혁신을 성공적으로 수용하는 근본적인 힘은 탄탄히 정착된 ‘시스템’에 있다. 개교 이후 초대 김갑식 교장, 2대 김영태 교장, 3대 이종혁 교장을 거치며 탄탄한 토대를 닦아왔으며, 공모 교장으로 부임한 이원형 교장과 교육 장학사 출신의 행정 전문가인 교감의 디테일하고 따뜻한 가교 역할이 더해져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가 축적해온 혁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에듀테크 교육과, 바른 심성을 가꾸는 문화·예술·체육 교육을 조화롭게 융합하여 주목받는 학교가 있다.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에 위치한 봉산초등학교다.봉산초등학교는 올해 핵심 교육 방향을 ‘다양한 학생 중심의 창의·인성 교육’과 ‘전통 있는 문화·예술·체육 활동 활성화’로 설정하고, 학생들이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미래 사회의 문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 은빛 선율과 금빛 발차기… 전통을 이어가는 명품 동아리 활성화봉산초등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오랜 기간 다져온 탄탄한 문화·예술·체육 동아리 활동이다. 정규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운영되는 동아리들은 학생들의 잠재된 소질과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산실이 되고 있다. 전국을 휩쓰는 스포츠 인재, 태권도부: 지난 2013년 창설된 봉산초 태권도부는 전국소년체육대회 등 수많은 대회에서 올해까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획득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학생들은 땀방울을 흘리며 끈기와 협동정신, 바른 예절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다. 아름다운 화음의 향연, 봉산 윈
이천의 깊은 품, 그곳에서 시작되는 아이들의 두 번째 생애 경기도 이천시 율면, 평온한 논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지막한 산자락에 안긴 경기새울학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번잡한 도심의 소음이 닿지 않는 이곳은, 역설적이게도 우리 교육 현장에서 뜨거운 ‘회복의 사투’가 벌어지는 최전선입니다. 대한민국 공교육 시스템은 그동안 눈부신 성취를 이루어냈지만, 동시에 ‘속도’와 ‘경쟁’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적지 않은 아이들이 중심을 잃고 밀려나야 했습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야 했던 아이들,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요? 경기새울학교는 그 물음에 대한 공교육의 따뜻하고 작은 응답입니다. ‘새로운 울타리’라는 뜻의 이름처럼, 이곳은 환대와 존중을 선택했습니다. 성적표의 숫자보다 아이의 자존감을 먼저 살피고, 교과서의 지식보다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질(地質)을 다집니다. 대한민국교육신문은 아이와 교사들이 24시간을 함께하며 기적 같은 변화를 일궈내고 있는 경기새울학교의 심장부를 들여다봅니다. 멈춰 섰던 아이들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그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도농 복합 지역의 한계를 넘다-조치원중, AI·디지털로 미래 교육의 표준을 쓰다 디지털 교육 전환의 거센 물결 속에서 읍면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교육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학교가 있다. 바로 1951년 개교해 ‘성실·협동·근면’의 정신을 이어온 조치원중학교다. 조치원중학교는 올해 AI 중점학교와 AI 디지털 활용 선도학교를 동시에 운영하며,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교육의 본질을 혁신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 중심에 있는 신현정, 김은수 선생님을 만나 조치원중학교만의 특별한 여정을 들어보았다. [사진으로 보는 조치원중학교] ▲ 역사와 전통의 조치원중학교. 교훈인 '성실, 협동, 근면'이 새겨진 교훈비 뒤로 현대식 교사가 자리 잡고 있다. Q1. 성실·협동·근면의 전통 위에 '디지털'을 입히다먼저 조치원중학교의 핵심 가치와 비전, 그리고 학교에서 디지털 교육 혁신을 이끌고 계신 두 분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답변] 조치원중학교는 1951년 개교 이래 ‘성실·협동·근면’이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자연과 함께 성장하며 내일을 향해 도약하는 희망찬 학교’라는 비전을 실현해 오고 있습니다. 학생, 교사, 학
충남·세종 지역의 디지털 교육 혁신 모델을 찾아서 【현장 인터뷰】 천안부대초등학교 김태훈 정보부장 디지털 전환의 파고 속에서 많은 학교가 '어떻게 디지털을 교육에 녹여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본지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2026년 3월 10일, AI·디지털 활용 교육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천안부대초등학교를 찾았다. 2023년 부임 이후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10년 차 베테랑, 김태훈 정보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선도학교의 실제적인 운영 방향을 들어보았다. ■ 학교의 비전 : 차가운 기술에 '따뜻한 가치'를 입히다천안부대초등학교의 핵심 가치는 **‘존중(하는 나), 배려(하는 우리), 함께 성장(하는 천안부대교육)’**이다.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이 이 따뜻한 비전과 어떻게 시너지를 내고 있을까? "디지털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속도를 존중하는 '맞춤형 교육'의 열쇠입니다." 김태훈 교사는 강조한다. 학생들은 AI 코스웨어와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해 스스로 학습 수준을 진단하며 '자기 주도적'으로 꿈을 디자인한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타인과 소통하며 '함께 더불어 사는 법'을
"디지털은 목적 아닌 미래를 여는 도구"... 금산 남일초의 '작지만 강한' 교육 혁명 충남과 세종 지역 디지털 선도학교의 우수사례를 발굴하여 미래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연재 인터뷰를 기획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인적 인프라와 열린 마음으로 농어촌 학교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는 금산 남일초등학교 홍선혜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인터뷰는 오늘(2026년 3월 12일), 실제 디지털 수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남일초등학교 교실에서 진행되었다. 1. 전교생 50명 미만의 작은 학교, 미래 교육의 중심에 서다 남일초등학교는 ‘즐거운 배움, 더불어 나눔, 행복한 성장’이라는 비전 아래 운영되는 충남 금산군의 내실 있는 배움터다. 전교생이 50명 미만인 소규모 학교지만, 2025년부터 2년 연속 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되며 미래 교육의 최전선에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홍선혜 교사는 올해 14년 차 베테랑으로, 현재 남일초에서 교무부장과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홍 교사는 교육부 AIEDAP 마스터교원 및 교실혁명 선도교사로 활동하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춘 수업 혁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2. 남일초만의 강점 : "기술보다 강력한 교사의 인적 인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