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0 (금)

정영희의 건강한 행복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말을 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 중 당신은 어떤 게 더 편한가요?

 

예로부터 글이란 아무나 쓰는 건 아니라는 말이 있으니 편하게 하는 말하는 것이 쉬운 것 같기도 하고,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오히려 쓰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말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칠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있는 글이 더 편하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막상 써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일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요. 엉켜있는 수많은 생각의 실타래 속에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끄집어내야 하기 때문이죠. 좋은 글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번의 퇴고를 거쳐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매주 한 편씩 쓰는 글의 마감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루 이틀 주제를 생각하다 결국 마감일이 가까워져서야 의자에 앉게 되죠.

 

키보드에 손을 얹고 머릿속에서 유영(遊泳)하는 단어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중 하나를 꺼내어 글을 쓰기 시작해보지만 문장을 완성하기도 전에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죠.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 오르는 생각들로 정리가 되지 않아 손은 또 그 자리에 멈추고 맙니다. 그렇게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가죠.

 

‘나는 글 쓰는데 소질이 없나?’

 

결국, 저의 글쓰기 능력을 의심해 보기도 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데는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는 욕심이 저를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한다는 걸 말이죠.

 

‘그냥 쓰세요!’

 

글쓰기 수업 시간에 배운 글 잘 쓰는 팁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거침없이, 매일, 솔직하게 쓰라고 말이죠.

 

일상생활에서도 잘하려는 마음이 앞선 경우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귀한 손님이 와서 음식에 지나친 신경을 쓰다 보면 평소 보다 오히려 맛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또 연습할 때는 잘 되던 동작도 막상 대회에 나가서는 잘 안 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못 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우리에게는 칭찬과 인정의 욕구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지나친 욕심이 때로는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시작하기조차 어려워지기도 하죠.

 

완벽한 문장을 찾느라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순간이 생기는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그래서 글이 멈출 때마다 선생님께서 하신 한마디가 저를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그냥 쓰세요.”

 

잘 쓰려고 애쓰기보다 먼저 쓰는 것, 완벽한 문장을 찾기보다 솔직한 마음을 꺼내는 것. 그렇게 한 문장, 또 한 문장이 이어지다 보면 어느새 한 편의 글이 완성됩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글쓰기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잘하려는 마음만 가득하면 한 발짝도 떼지 못하지만, 서툴더라도 시작하면 앞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완벽한 글을 쓰기보다 그냥 한 줄을 적어보렵니다.

 

그 한 줄이 다른 생각을 불러오고, 또 다른 생각은 저를 다음 문장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 믿으면서요.

 


 

 

정영희 작가

 

·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간호사

· 혈액관리본부 직무교육강사

· 2025대한민국 眞心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자문위원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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