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오준영, 이하 전북교총)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학교 현장의 소풍·수학여행(현장체험학습) 축소를 두고 "구더기 무서워 장독 없애는 격"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
이 발언은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핵심 문제를 '교사의 태도'로 돌려버리는 프레임이며, 교사들에게는 사실상 "겁내지 말고 가라"는 압박으로 작동한다. 현장체험학습이 줄어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교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체험학습 그 자체가 아니라 사고 이후 '책임이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사고가 발생하면 교사는 교육적 판단의 영역을 넘어, 민원·감사·징계·형사 책임까지 한꺼번에 떠안는 상황에 놓인다. 위험은 학교가 분산해 감당할 수 없고, 결과는 개인이 감당하는 구조가 굳어져 있다. 이 구조를 방치한 채 "문제가 있으면 교정하고, 비용을 지원하고, 안전요원을 보강하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현장을 모르는 처방이다. 책임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인력이 늘어도 교사는 여전히 법적 방패 없이 현장에 서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육부 장관의 태도다. 교육부 장관 최교진은 대통령의 비유 섞인 질책 앞에서 "네, 그렇습니다"를 반복하며, 교육행정 책임자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을 내려놓았다. 장관이 해야 할 일은 대통령 발언을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왜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는지 제도적 원인과 법적 리스크를 정확히 설명하고, 교사를 '회피'로 몰아가는 프레임을 바로잡는 것이다. 현장의 고통과 위험을 정부 내부에 전달하고, 책임 구조 개편을 이끌어내는 것이 장관의 본분이다. 그 자리에서 현장을 대변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단순한 미흡이 아니라 직무유기다.
전북교총은 정부와 교육부에 다음을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교사를 '회피'로 몰아세우는 발언과 프레임을 즉각 중단하라. 현장체험학습 축소를 도덕의 문제로 바꾸는 순간, 현장은 더 위축되고 학생들의 기회는 더 줄어든다.
둘째, 사고 발생 시 책임 기준을 국가가 명확히 하라. 학교·교육청·지자체·위탁업체 등 주체별 책임 범위를 분명히 하고, 교사 개인에게 과도하게 귀속되는 구조를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셋째, 장관은 '맞장구'가 아니라 '현장 방패'가 되라. 현장체험학습의 법적·행정적 리스크를 국무회의에서 분명히 설명하고, 책임 구조 개선 로드맵을 공개하라.
넷째, 현장체험학습 원스톱 지원체계를 상시화하라. 사건이 터진 뒤 학교에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답이 없다. 법률 지원, 민원 대응, 사고 처리, 심리 지원을 교육청 단위에서 즉시 가동하라.
다섯째, 감사·징계의 남용을 막는 국가 기준을 마련하라. 사고 이후 교사를 압박하는 감사와 징계가 반복되는 한, 현장체험학습은 정상화될 수 없다. '2차 압박'을 막는 지침을 정부가 책임지고 제시하라.
현장체험학습은 학생에게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다. 그 배움을 지키려면 교사를 몰아세우는 말이 아니라, 교사가 안전하게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전북교총은 교육부가 현장을 방치하고, 장관이 현장 방어 책임을 회피하는 어떤 태도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제도 개선이 실행될 때까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