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카잔에도 기나긴 겨울이 가고, 영상 17도로 봄의 기온이 완연해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들의 얼굴도 햇살 머금은 모습으로 한층 밝아져 있다.
4월은 학생들이 학업에 지루함을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카잔지역에서 한국어 수업에 특히 열심히 운영중인 2개학교에서 한국 놀이와 종이접기 수업을 진행했다.
카잔은 러시아 연방 타타르스탄 공화국의 수도로서, 인구 130만명 정도이고 인구가 매년 급속도로 증가하는 도시이다. 러시아에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어 중요한 문화, 경제, 과학, 종교 중심지이고. 유럽에서 가장 긴 볼가 강과 카잔카 강, 카마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볼가강의 3,530km 중 가장 큰 규모의 강폭이 흐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카잔은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데, 특히 러시아 정교회와 이슬람교가 수백 년간 함께해 온 도시이다. 카잔은 제3의 러시아 수도 또는 동서양이 만나는 다리 라고도 불리우며, 러시아의 정교함과 타타르의 독특한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도시이다. 아울러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1세가 1804년 설립하여 현재 학생 48,000명이 수학하고 있는 카잔연방대학교가 소재하고 있다.
카잔의 ‘19김나지아’는 학생수 1,960명으로 카잔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학교이고, 2018년 9월부터 한국어 수업을 채택하였고, 현재 한국어를 방과 후 과정으로 3개반이 운영되고 있다.
이에 비해 ‘28김나지아’는 학생수 512명으로 카잔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학교로, 2024년 9월부터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지정하여, 4학년 2개반 전체 학생 50명이 이수하고 있다.
2026년4월16일(목) 16시부터 카잔 19김나지아 학교에서 K-종이접기 체험 시간과 한국놀이 시간이 있었다.
이날 한국어를 방과 후 수업으로 선택한 2-4학년 학생 21명은 ‘카잔연방대 고영철 교수’와 한국어 교사 ‘아불하노바 밀레나 선생님’ 그리고 ‘밀로프 바레이 선생님’의 지도로 왕처럼 왕관을 쓸 수 있다는 기쁨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와 함께 2026년4월17일(금) 11시부터 카잔 28김나지아 학교에서도 K-종이접기 체험 시간이 있었다.
제2외국어로 필수적으로 한국어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4학년 A반과 B반 학생 40명은 카잔연방대 고영철 교수와 한국어 선생님 ‘순가툴리나 알렉산드라’, ‘쿠사이노파 아델랴’ 그리고 ‘밀로프 바레이’의 지도로 열심히 왕관을 만들었다.
러시아 초중등학교의 종이접기 활동은 아동들에게 한국어 수업을 진흥 시키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지루한 한국어 수업시간에 종이접기를 통한 관심 집중과 흥미유발, 활동과 관련된 한국어 단어 학습에 유용하다.
종이, 색종이, 풀, 가위, 접기, 왕, 왕관, 머리, 쓰기, 색, 색깔, 종류,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검정, 흰색 등의 단어를 함께 학습한다.
러시아에서의 K-종이접기(Korea Jong ie jupgi: Paper folding)의 시작은 재외동포재단(현재 재외동포청) 지원으로 2013년10월17일-19일까지 모스크바 국립경영대학교에서 개최된 제1회 CIS한글학교협의회 교사세미나에서 종이접기 강사과정 교육을 운영한 때 부터이다.
이후 러시아한글학교협의회 세미나의 교장과 교사 교육, 러시아 초중등학교 교사세미나의 특강,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종이접기 체험교육을 계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외국에서의 한국어 교육 역사는 러시아 초등학교가 시초이다.
1860년 이후 한인들이 러시아 땅 연해주로 이주한 이후 모국어 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고, 1937년 9월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할 때 까지 한인학교를 운영하였다.
이후 연해주에서의 한국어 교육, 1938년 이후 일본의 사할린으로 노무자 강제 징발로 이주한 한인들의 자녀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도 지속되어 왔다.
이후 1990년9월30일 한-러 수교가 된 후 사할린과 블라디보스톡을 시작으로 모스크바 등의 학교에서 한국어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2008년 부터는 한국 교육부가 운영비 일부를 보조하고 있다. 주러시아한국대사관 교육관이 지원 업무를 시작으로, 2015년 부터는 대사관 관할 지역의 초중등학교에 로스토프나도누 한국교육원(현재 임동관 원장)이 주관하여 한국어 교육 진흥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동안 주러시아한국대사관에서 교육을 담당한 신문규신〮미경 교육관, 정창윤배〮귀애윤〮영아이〮세연장〮인영함〮석동 교육원장의 노력의 결과로 러시아의 초중등학교 한국어 교육에 발전이 있었다.
러시아 카잔 지역에도 카잔연방대 교수 겸 한국학연구소 고영철 소장의 연구소 사업 및 개인 교육 철학 실천으로 2016년 9월학기부터 총 16개의 학교에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었다. 2026년 4월 현재 18학교와 28김나지아의 제2외국어 과정, 그 외 19김나지아 등 11개 학교에서 방과 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러시아 학생들은 왜 한국어를 학습할까?
학교 교육에서 외국어를 습득한다는 것은 필수 교육과정, 취업, 개인적 취미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언어학자들 중에는 언어를 통한 사고의 지배라는 관점에서, 모국어와 외국어를 통해 다다를 수 있는 경지가 “내 사고와 세계를 보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어 교육에서는 교과서에 한국어의 알파벳과 한국어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신조어, 유행어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내용 속에서는 한국 문화 내재되어 있다. 한국의 전통 의식, 행동양식, 생활양식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김구 자서전 민족주체성의 교본인 ‘백범일지’에 따르면,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높은 문화의 힘으로 인류에 기여하고 싶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교육의 힘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이러한 한국 문화의 힘이 러시아 학교 교육현장에서도 실천되고 있다.
지금 러시아 학교에서의 한국어와 한국문화교육은 교육과정에 편성된 강제적 주입이 아닌 수업을 통해 -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민족의 사고방식과 의식주를 이해할 수 있어, 한국어의 내면적 이해에 도달하게 되고, 결국 한국인과의 고도의 의사소통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자어로 [文化]의 의미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된다.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도덕, 종교, 학문, 예술 및 각종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아울러 한자어 [文火]라는 것은 “기운이 약하면서도 끊이지 않고 꾸준하게 타오르는 불” 이다. 즉 ‘어느 민족이든 그들 만의 고유한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소산은 말살되지 않는다’ 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4월16일(목) 19김나지아에서 가장 예쁜 왕관을 만들어 선물도 받은 ‘쿠프케노바 소피아’(2학년B반)은 “종이접기 왕관 만들기 마스터클래스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모든 것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작업하기가 쉬웠어요. 저는 많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고 새로운 것도 배울 수 있었어요.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고, 분위기도 친근하고 편안했어요. 제 작품이 우수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되어서 아주 기뻣어요. 내년에도 이런 마스터클래스가 다시 열리기를 바래요. 좋은 수업 감사합니다!”라고 기뻐했다.
다음은 4월17일(금) ‘순가툴리나 알렉산드라’ 선생님이 28김나지아에서 가장 왕관을 가장 예쁘게 만든 4학년 B반 ‘파데예바 예까쩨리나’에게 인터뷰 한 내용이다.
- 체험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어땟어요?
- 정말 재미있었어요. 활동도 흥미롭고 즐거웠고,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게 특히 좋았어요.
- 무엇을 배웠어요?
- 종이접기를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이런 건 처음 해봐서 더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 활동은 쉬웠나요?
-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부품을 연결하는 건 쉬웠지만, 어떤 부분은 더 집중하고 꼼꼼하게 해야 했어요.
-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어요?
- 큰 삼각형을 접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한 번에 잘 접기가 힘들었어요.
-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어요?
- 네, 또 참여하고 싶어요. 다음에는 다른 것도 배워보고 싶어요.
그리고 (재)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이사장 노영혜)과 ㈜종이나라(대표이사 정규일)는 매년 정기적으로 러시아 학생들에게 K종이접기 교재와 교육 재료 협찬하고, 7월에는 러시아 중등 및 대학생들이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을 방문하여 한국 종이접기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대한민국교육신문 강영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