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8 (일)

전재학의 교육이야기 18 - AI 시대의 교과서가 되어야 할 세 권의 책

요즘 인공지능(AI)이 온 세상의 흐름을 압도하고 있다. 저 멀리 미국의 휘황찬란한 도시 라스베가스에서는 1월 6일~9일까지 미국 소비자 가전협회에서 주관하는 ‘CES 2026’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진행되었다. 인간의 사고와 판단 영역까지 넘보는 AI 시대, 올해는 피지컬 AI인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로봇의 진화된 모습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 속에서 당당히 도전장을 던진 우리 기업들의 AI 시대를 선도하는 모습에 진한 감동과 함께 힘찬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이런 날로 진화하는 혁명과 같은 AI 시대, 교육은 더 이상 지식의 축적만을 목표로 할 수 없다. 이제 학교는 “무엇을 아는가”보다 “어떻게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를 가르쳐야 한다. 이 질문에 깊이 있고 입체적인 답을 제공하는 세 권의 책이 있다. 미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의 『사피엔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그리고 다중우주론 분야의 최고 권위를 지닌 MIT 물리학자이자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생명의 미래 연구소(FLI)’의 공동설립자인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이다. 이 세 권은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하나의 사유 체계를 이루며, AI 시대 필독서로 등장하는 충분한 이유를 갖는다.

 

일찍이 인류의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는 인간이 무엇으로 이루어진 존재인지를 물었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이성이나 도덕이 아니라 ‘이야기를 믿는 능력’으로 역사를 지배해 왔다고 말했다. 국가, 돈, 인권, 교육제도까지 모두 집단적 상상이라는 통찰은 학생들에게 강력한 인식 전환을 일으켰다. 이는 “기술은 중립적이다”라는 순진한 믿음을 무장 해제하며, AI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하나의 서사임을 깨닫게 한다.

 

그의 또 다른 히트 작품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이러한 인간이 현재 어떤 위기에 서 있는지를 진단하고 있다. 그는 AI와 자동화가 노동의 의미를 바꾸고, 데이터가 권력이 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의지가 흔들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특히 “미래에는 ‘무능 계급(useless class)’이 등장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는 학생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공부의 목적이 성적이나 직업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는 능력’임을 자각하게 하는 효과를 유발했다.

 

여기에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은 결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만약 인간보다 똑똑한 지능을 설계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가?” 그는 AI를 기술 문제가 아닌 윤리·정치·교육의 문제로 끌어올렸다. 특히 목표 설정 문제(goal problem)는 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함을 상기시킨다. AI가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수록, 그 목표가 잘못되었을 때 위험은 극대화될 수 있다. 이는 곧 인간 교육의 핵심이 ‘가치 설정 능력’임을 의미한다.

 

이 세 권을 함께 읽을 때 교육적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사피엔스』가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를 묻고,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 “지금 무엇이 흔들리고 있는가”를 보여준다면, 『라이프 3.0』은 “앞으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느 고등학교 토론 수업에서 이 세 책을 바탕으로 “AI에게 투표권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학생들은 기술·역사·윤리를 종합적으로 사고하며 놀라운 수준의 토론을 펼쳤다.

 

AI 시대의 교육은 정답을 암기하는 훈련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대해 책임 있게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어야 한다. 이 세 권의 책은 학생들을 소비자가 아닌 설계자로, 사용자 아닌 시민으로 성장하게 한다. 그런 이유로 이 책들은 선택 독서가 아니라, AI 시대의 새로운 교과서로 교실에 들어와야 한다.

 

인공지능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생들은 이미 생성형 AI와 함께 글을 쓰고, 문제를 풀며, 진로를 탐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교 교육은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만 머물러 있고, “AI와 함께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는 충분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세 권의 책을 연계해 반드시 읽고 이해할 필요성과 가치가 크다. 각급 학교에서 적극 권장하고 활용하여 혁명적인 AI 시대의 흐름과 인공지능의 실상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실용적인 교육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전재학 칼럼니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
· 인천과학고 외 7개교 영어교사
· 제물포고등학교, 인천세원고 교감
· 인천 산곡남중 교장
· 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 주간교육신문, 교육연합신문 외 교육칼럼니스트 활동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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