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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5 (화)

정영희의 건강한 행복

매일 10분, 이것만으로도 하지정맥이 해결된다고?


간호사라는 직업은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나 역시 채혈 간호사로 근무할 때 헌혈센터를 종종걸음으로 다니다 보면 퇴근할 땐 다리가 붓고 무겁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면 묵직한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내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던 어느 여름날, 태어나 처음으로 수술을 받게 되었다.

 

하지정맥류(下肢靜脈瘤)는 다리의 정맥 내 판막 이상으로 혈액이 역류하는 것을 포함하여 하지의 표재정맥이 비정상적으로 꼬불꼬불 해져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질환이다. 이 수술을 받은 후 나는 혈액순환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나 역시 일상으로 돌아온 후, 바쁜 시간의 흐름에 떠밀려, 그때의 결심은 멀어져 가고 일상 속에서 운동은 그저 작심삼일에 그치고 말았다.

 

그렇게 또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혈액은 우리 몸의 구석구석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한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 벽은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손발은 차가워지고, 기억력 저하, 만성 피로, 피부 노화 등 혈액순환 문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갱년기나 노화로 치부하기 쉽지만, 순환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 나도 그동안 지나쳐왔던 많은 신호가 생각났다. 이유 없는 피로감, 집중력 저하, 다시 시작된 다리 붓기와 저린 증상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운동을 시작하려면 좋은 운동화와 멋진 트레이닝복이 필수라며, 준비가 안 되면 시작할 수 없다던 친구가 생각난다. 나 역시 운동을 미뤄온 이유가 시간 부족이 아니라, 진정하고자 하는 마음의 부재였음을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일부터다. 단 10분이라도 시작해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 후, 따뜻한 소금물 한 잔을 마시며 까치발 들기 운동을 해보자. 100회를 하는 데 2분이면 충분하다.

 

따뜻한 소금물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밤사이 땀과 호흡으로 빠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체내 균형 회복에 도움을 준다.

 

까치발 운동은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혈액순환 강화 운동이다. 종아리 근육은 ‘제2의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이 종아리 근육을 반복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시키면 정맥혈을 심장으로 끌어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하여 혈액이 잘 순환된다. 까치발 들기는 출퇴근길, 설거지나 양치할 때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

 

다음은 목과 어깨 스트레칭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오래 보면 목과 어깨 근육이 뭉치고 경직된다. 그러다 보면 혈관이 눌리고, 혈액 흐름이 제한되어 산소 공급 저하 및 뇌 피로, 두통 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면 혈관이 넓어지고 혈류가 원활하게 흐르게 된다.

 

누운 자세에서 두 발끝을 가볍게 부딪치는 ‘발끝치기’도 도움이 된다. 종아리 근육의 미세한 동작과 자극으로 전신 순환을 유도한다. 다리의 정체된 혈액을 위로 밀어 올려 다리의 무거움, 저림 증상을 완화시켜 주기도 한다. 잠자기 전 이 동작을 5분만 해도 다리가 훨씬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진동 자극이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이완을 유도해 수면의 질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혹시 나처럼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그냥 지나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한 시작은 거창할 필요까진 없다. 단 10분이면 족하다. 잠들기가 힘들었던 그때를 돌아볼 때, 오늘 내가 웃을 수 있는 이유 한 가지, 누군가가 묻는다면 바로 ‘실행’, 그리고 그 안에 ‘까치발과 발끝치기’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마음을 내어보자. 짧은 시간,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몸 전체의 혈액을 다시 흐르게 할 수 있다,

 

몸이 흐르면, 삶도 흐르기 시작한다.

 


 

 

정영희 작가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간호사

혈액관리본부 직무교육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