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1 (수)

학교 담장을 넘어, 우리 마을 전체가 도서관이 된다면

교육의 공간적 확장: 교실 안의 한계를 넘어서

◇ 교육의 공간적 확장: 교실 안의 노력이 한계에 부딪힐 때

지난 칼럼을 통해 저는 AI와 디지털 혁명의 파고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실질적 문해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임을 강조했습니다. 기술의 도입보다 시급한 것은 ‘깊이 읽는 힘’을 되살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냉정히 짚어보건대, 문해력 향상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 혹은 공교육 종사자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공간 전체의 문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교실 안의 분투는 결국 고립된 섬의 외침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저는 이런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마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이 된다면 어떨까?”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우리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그가 강조한 것은 거대한 지식의 창고가 아니라, 언제든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었던 '일상 속 도서관'의 힘이었습니다.

 

 

 

생각하는 도시, 사유(思惟)를 공유하는 읽는 공동체

진정한 ‘독서 국가’의 완성은 책을 교실과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격벽에 가두지 않는 데서 시작됩니다. 독서가 하나의 ‘과제’가 아닌 ‘문화’로 정착하려면 일상의 결 속에 독서의 호흡이 스며들어야 합니다. 동네 카페의 작은 독서 모임, 아파트 단지의 세대 간 공감 낭독회, 지역 서점과 공공도서관이 협업하는 큐레이션 프로젝트가 우리네 일상의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살아있는 롤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책을 매개로 토론하고, 서로 다른 견해를 존중하며 대화하는 뒷모습을 보며 자랍니다. 비판적 사고와 깊이 있는 태도는 지시를 통해 전수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공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출 공간’을 넘어 ‘인지적 공공 인프라’로의 재정의

이제 도서관의 패러다임도 혁신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도서를 적치하고 대출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의 사고력을 훈련하는 ‘인지적 공공 인프라’로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고요한 몰입의 공간은 유지하되, 세대가 교차하며 숙의(熟議)하는 시민 포럼, 청소년의 자아를 확장하는 글쓰기 워크숍 등이 활성화되는 ‘사유(思惟)의 허브’로 진일보해야 합니다. 상업적 알고리즘이 우리의 취향을 파편화하고 확증편향을 심화시키는 시대에, 도서관은 강요된 추천 없이 다양한 관점을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유의 해방구’가 될 것입니다.

 

독서는 가장 강력하고 근본적인 교육 복지

문해력의 격차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기회의 격차’로 귀결됩니다. 독서 문화가 개인의 자산이나 가정 환경에만 의존하게 될 때, 우리 사회의 교육 불평등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위험이 큽니다. 그렇기에 저는 독서를 단순한 취미가 아닌, 국민의 ‘보편적 교육권’이자 ‘근본적 복지’로 바라봐야 한다고 믿습니다.

 

소외 지역으로 찾아가는 이동형 도서관, 지역사회가 연계된 상시 독서 멘토링은 일회성 행사가 아닙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장기 경쟁력을 담보하는 ‘구조적 투자’입니다. 독서는 즉각적인 정답을 주지 않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항해할 수 있는 ‘내면의 나침반’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경쟁력은 시민의 사고력에서 나옵니다

교육 행정을 책임지는 한 사람으로서, 저는 독서 정책을 단순한 문화 사업으로 치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전략적 인프라입니다. 따라서 모든 도시 계획과 예산 배분의 기저에는 하나의 본질적인 질문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 정책은 우리 시민의 사고력을 강화하는가?”

 

학교 담장을 넘어 마을 곳곳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울려 퍼질 때, 독서는 제도를 넘어 우리의 정체성이 될 것입니다. 우리 마을이 도서관이 될 때,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의 파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생각의 힘으로 항해하는 주체적 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것이 바로 ‘독서 국가’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미래이자, 지금 우리가 함께 설계해야 할 공동체의 청사진입니다.

 

-이은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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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의원 의정활동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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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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