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느덧 시월까지 오게 되었다. 한 해가 ‘시작!’ 하면 무섭게 달려가니 ‘벌써?’라는 말을 자꾸 하게 된다. 이제 새달인 시월을 맞이하면서 달력을 훑어본다. 시월은 이른바 ‘빨간날’이 이틀이나 된다. 게다가 올해는 국군의 날이 임시 공휴일이 되면서 사흘이나 빨간날이다. 1일 국군의 날, 3일 개천절, 9일 한글날... 참 의미심장한 날들이다. 모두 ‘우리나라’의 ‘존(存)’, ‘립(立)’과 관련이 깊다고 여겨지니 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라는 말을 하니, ‘우리나라, 저희 나라’ 같은 표현 문제가 떠오른다. 이들 표현을 놓고 설왕설래했던 적도 있고 해서 이 자리에서 짚고 넘어가 보려고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대한민국 사람들인 우리는 ‘우리나라’라고 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우리’와 ‘나라’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합성어(한 단어)이다. 대명사 ‘우리’의 뜻이 그대로 나타나는 ‘우리 학교, 우리 엄마’ 같은 경우가 아니고, 대명사 ‘우리’와 명사 ‘나라’ 각각의 뜻을 넘어서 “우리 한민족이 세운 나라를 스스로 이르는 말”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지닌 합성어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한민국은/한국은 사계절이 있어요.’가 아니라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날짜, 시간 표기에 쓰이는 문장 부호 잘 써 보기 하루아침에 가을이 되었다. 손바닥만 한 그늘만 있어도 그곳을 디디지 않고는 걸을 수가 없던 땡볕 여름을 지나 이제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깥을 거닐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움직이기 좋은 계절에, 그간 무더운 여름이라 미뤄 두었던 모임이 하나둘 생겨날 법하다. 모임을 알리는 정보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날짜와 시간이다. 날짜와 시간을 쓸 때 여러 문장 부호가 쓰이는데, 참으로 여러 표기 방식이 눈에 띈다. 문장 부호 쓰임이 정해져 있는 만큼 그에 따라 날짜와 시간 표기를 해 보자. 흔히 날짜와 시간을 묶어서 ‘일시’로 표현하곤 하는데, 그럼 아래에 보인 일시 정보를, 문장 부호를 총동원해서 표기한다면? 일시는 2024년 10월 9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입니다. - ‘일시는’의 ‘는’은 쌍점( : )으로 - ‘년’, ‘월’, ‘일’은 마침표( . )로 - 요일은 소괄호( ( ) ) 안에 넣어 - 시간은 물결표( ~ )를 써서 아래와 같이 쓸 수 있다. 일시: 2024. 10. 9.(수) 13:00~17:00 흔히 쌍점을 앞말(표제어)과 띄어서 쓰기도 하지만, 조사 ‘은/는’ 자리에 쌍점을 찍는다고 생각하면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2024년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추석이 구월 중순에 있고, 매우 무덥던 여름 기세가 꺾이지 않아 아직도 한낮에는 한여름을 방불케 합니다. 그래도 명절이 다가오니 들뜨고 즐거운 마음에 밝게 인사를 나누게 되고, 길거리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 쓰인 추석 인사말들도 흥을 돋웁니다. “즐거운 추석 되세요.”,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이런 인사말을 하기도 하고, 듣기도, 읽기도 하는데, 그 뜻이야 모를 리 없건만 문법적으로는 어정쩡합니다. 문법적 직관이 발동된다면 ‘저 표현이 맞는지...?’ 하며 고개를 기웃거릴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듯이 ‘국어 잘 쓰는 법’을 아는 만큼 표현을 잘할 수 있겠지요. “즐거운 추석 되세요.”와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는 문장의 주어를 높이는 ‘-시-’가 포함된 ‘-세요(‘-시어요’의 준말)’가 쓰였다는 점에서 ‘당신이 즐거운 추석이 되세요.’, ‘당신이 풍성한 한가위가 되세요.’처럼 상대방을 주어로 삼은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상대방에게 ‘즐거운 추석’이나 ‘풍성한 한가위’가 ‘되’라고 하는 문장이 되고 마는데, 사람이 추석이나 한가위가 ‘될’ 수는 없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