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일상에서 전자우편(이하, 메일)이 주요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업무상으로든 그렇지 않든 간에 바로 확인되는 문자나 카톡보다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어느 정도 심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메일의 장점으로 여겨진다. 한편, 메일은 ‘전자우편, 전자편지’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편지’이다 보니 격식을 차려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은 있다. 그래서 오늘 글을 비롯하여 앞으로 몇 차례 (업무) 메일 쓰기의 표현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먼저, 메일도 편지인지라 흔히 손편지라고 하는 편지의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두-인사-본문-끝인사-보내는 사람 이름’ 순으로 진행된다. 오늘 먼저 ‘첫인사하기’와 ‘보내는 사람 이름 쓰기’를 살펴보자.
첫인사는 대개 ‘안녕하세요’나 ‘안녕하십니까’로 시작하는데, 둘 다 쓸 수 있는 표현이다. 다만, ‘안녕하세요’는 비격식체이고, ‘안녕하십니까’는 격식체이다. 비격식체는 표현이 부드럽고 주관적인 느낌을 주고, 격식체는 의례적으로 쓰고 직접적, 단정적, 객관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상대방과의 친소 관계(親疏關係)나 상황을 고려해서 쓰면 된다.
그다음으로 많이들 궁금해하는 것이 ‘안녕하세요’나 ‘안녕하십니까’ 뒤에 물음표를 써야 하는지, 마침표를 써야 하는지이다. 일단, 여기에 쓰인 ‘-세요, -십니까’는 의문형 어미로 분류되므로 물음표를 쓰는 것이 원칙이긴 하다. 그런데 물음의 정도가 약할 때는 물음표가 아닌 마침표를 쓸 수 있다. 메일 첫인사에 쓰는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는 정말 궁금해서 하는 말이기보다는 인사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물음표가 영 어색하다고 생각되면 마침표를 써도 된다.(이는 ‘한글 맞춤법’ 부록 문장 부호 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럼, 만약 상대방이 홍길동 님이고 비격식체를 써도 되는 사이라고 가정한다면, 그리고 물음표가 아닌 마침표를 선택한다면 ‘안녕하세요, 홍길동 님.’ 또는 ‘홍길동 님, 안녕하세요.’로 첫인사를 하면 되겠다. 상대방 성명은 ‘안녕하세요’ 앞이나 뒤 어디에든 놓일 수 있다. 다만, 상대방 성명이 뒤에 놓일 때에는 도치된 문장이 되므로, 도치된 문장임을 표시하는 쉼표를 써 준다. 결과적으로 ‘안녕하세요’로 시작하든 ‘홍길동 님’으로 시작하든 그 뒤에 쉼표를 쓰고 끝에 마침표를 쓰면 된다. 한편, 격식체를 쓰고 상대방 성명에 직함을 붙인다면, ‘안녕하십니까, 홍길동 부장님.’ 또는 ‘홍길동 부장님, 안녕하십니까.’처럼 쓰면 된다.
그다음 이어서 자신을 소개할 때에 소속, 직함, 성명을 모두 밝히는 경우라면 ‘소속-직함-성명’ 순으로 쓰면 된다. 즉, ‘◯◯◯사 총무과 대리 김철수입니다.’처럼 쓰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직함’의 위치가 높이고 낮추는 뜻을 표시하게 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직함+성명’은 낮추는 것이 되므로 자신에 대하여 쓰고, ‘성명+직함’은 높이는 것이 되므로 상대방에 대하여 쓰면 된다. 앞에서 상대방에 대하여 ‘홍길동 부장님’으로 쓰고, 자신에 대하여 ‘대리 김철수’로 쓴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첫인사 기본은 이 정도로 살펴보고, 맨 끝 ‘보내는 사람 이름’ 뒤에 쓰는 ‘올림, 드림’을 보자. 높여야 할 대상이라면 자신의 성명 뒤에 ‘올림’이나 ‘드림’을 쓰고, 그 밖의 사람에게는 성명만 쓰거나 성명 뒤에 ‘씀’ 또는 ‘가/이가’를 쓸 수도 있다. 다만, 업무 메일을 포함한 메일 쓰기에 대해서 살펴보는 만큼 상대방을 높여야 할 대상이라고 보고 ‘올림’ 또는 ‘드림’을 쓰는 문제를 보자. 일단 언어 예절로 정해져 있는 바에 따르면 ‘김철수 올림’이나 ‘김철수 드림’처럼 ‘올림’이나 ‘드림’ 중 어느 것이든 쓸 수 있다. 그런데 ‘올림’과 ‘드림’에 높임 차이가 있다고들 여긴다. 이는 두 단어의 의미 차이를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일리가 있다고 본다. ‘올림’은 ‘올리다’에서 온 말이니 ‘드림’과는 달리 ‘위-아래’ 느낌이 있는 단어이다. 그래서 깍듯이 높여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될 때에는 ‘드림’보다는 ‘올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한자어인 ‘배상(拜上)’을 쓰기도 하지만 이는 기준으로 정해져 있는 표현은 아니고, 다듬어 써야 할 말로서 ‘올림’으로 바꾸어 쓰라고 한 말이기도 하다.(출처: 국립국어원 공공언어 개선-다듬은 말) ‘배상’을 쓴다고 틀린 건 아니지만 굳이 ‘배상’을 쓸 필요 없이 ‘올림’이나 ‘드림’을 선택하여 쓰면 되겠다.
오늘 ‘(업무) 메일 잘 쓰기’에서 ‘첫인사하기’와 ‘보내는 사람 이름 쓰기’를 먼저 살펴보았다. 앞으로 몇 차례 살펴볼 메일 쓰기 표현들을 통해서 그동안 메일을 쓰면서 가졌을 법한, 석연하지 않은 느낌이나 주춤했던 마음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면서, 다음 글을 기약한다.
▲ 이수연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상담연구원)
[대한민국교육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