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질문이 중요하다고 한다. 왜 그럴까? 얼핏 보면 이상하다. 답을 찾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닌가.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는 게 더 필요한 거 아닌가. 예전엔 맞았고 지금은 틀렸다.
예전엔 주어진 문제에 답만 잘 찾으면 성공하고 출세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시대가 바뀌었다. 답은 인공지능이 더 잘 찾는다. 사람보다 몇백 배는 더 빨리 찾는다. 정답 찾기를 인공지능과 경쟁해서는 백전백패라는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가 살던 20세기보다, AI가 답을 독점한 지금 이 말은 훨씬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그럼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나. 질문을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 기존에 있던 질문을 다르게 봐야 한다. 비틀어보고 뒤집어보고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봐야 한다. A분야의 질문을 그 분야에 한정짓지 말고, 전혀 다른 B분야의 렌즈로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값을 얻는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새롭고 낯선 것을 연결하고 조합하는 것, 그게 창의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언제나 질문이다.
질문에는 나쁜 질문이 없다. 다만 질문의 깊이와 수준은 다르다. "환경 오염을 어떻게 줄일까요?"보다 "만약 플라스틱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 삶은 어떻게 달랐을까?"가 전혀 다른 생각의 문을 여는 것처럼. 같은 주제에 다른 질문. 그 차이가 창의의 차이다. 질문을 바꾸면 생각의 경로가 바뀌고, 생각의 경로가 바뀌면 아이가 도달하는 세계도 달라진다.
2500년 전 소크라테스는 답을 가르치지 않았다. 질문을 던지며 상대방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었다. 그는 그것을 '산파술'이라 불렀다. 산파가 아이를 낳아주지 않듯, 교사도 답을 낳아줄 수 없다. 학생 스스로 낳게 해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질문이다. 유대인 부모는 하교해서 집에 온 자녀에게 늘 이렇게 묻는다고 흔히들 말한다. "오늘 뭘 배웠니?"가 아니라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그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아이의 사고 방향 자체를 바꾼다. 답을 받아오는 아이와 질문을 만들어오는 아이. 10년 후 두 아이의 모습은 같지 않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최근 한 설문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이렇게 답했다. "주입식 교육 중심의 우리 사회에서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기는 어렵다." 우리는 답을 잘 찾도록 훈련된 사회에서 정작 질문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나는 수의사다. 진료실에 들어오는 보호자들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우리 아이 왜 이래요?"라고 묻는 사람과 그냥 "고쳐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 전자가 훨씬 낫다. 왜냐고? 질문을 하는 사람이 더 빠르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수의사도 마찬가지다. 과연 이 처치가 최선일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내가 놓친 건 없을까? 하나의 케이스에서도 많은 질문을 쏟아낼수록 환자의 예후는 좋아진다. 질문은 직업을 가리지 않는다. 질문하는 사람이 어느 분야에서든 더 잘 성장한다.
아마도 여러분은 요즘 거의 매일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어떻게 사용하는가? 그 출발은 무엇인가? 명령어를 입력하는 거다. 프롬프팅이라 불리며, 이게 곧 질문이다. 질문을 못하면 답을 얻을 수 없다. 질문 수준이 낮으면 돌아오는 대답 수준도 낮다. 이런 말이 있지 않나. 가비지 인 가비지 아웃.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사고 수준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이들의 질문 능력을 키우는 것이 곧 AI 리터러시 교육이다.
좋은 질문을 하려면 인풋이 있어야 한다. 질문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깊이 사유하고, 직접 체험하는 게 질문의 리소스가 된다. 당장 오늘부터 해볼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혹은 수업이 끝날 때 "오늘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 한 줄 쓰기." 1일 1질문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이 작은 습관이 쌓이면 질문 근육이 생긴다.
질문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 뻔한 질문 말고 색다른 질문을 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자. 앞으로는 남다른 질문을 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뻔한 질문을 하는 사람은 뻔한 인생을 산다. 질문력이 곧 경쟁력이자 생존력이다.

그로쓰 퍼실리테이터 박근필
* 수의사
* 작가, 칼럼니스트
* 박근필성장연구소 소장
* 청소년 직업 특강 외 다수 강연 출강
* 데일리벳 외 다수 매체 칼럼 게재(연재)
[저서]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2023)
- 나는 매일 두 번 출근합니다 (2024)
-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2025)
- 방구석에서 혼자 읽는 직업 토크쇼 (2025, 공저)
[참고 링크]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