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부터 영어 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내디딘 한 청년 교사가 어느덧 38년 차 베테랑 교육자가 되어 지역 교육의 중심에 서 있다. 전북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수능 출제위원, 교육전문직을 거쳐 현재 김제고등학교를 이끌고 있는 김동철 교장. 겨울의 문턱에서 김 교장을 만나 그가 그려온 교육의 궤적과 김제고의 미래 비전을 들어보았다.
“모든 학생은 각자의 속도로 성장한다”
Q. 먼저 교장선생님께서 교육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그 경험이 지금의 학교 운영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A. 교육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은 학생 시절의 배움에 대한 고민과 한 교사와의 만남, 그리고 당시의 가정·경제적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중학교 시절 만난 영어 선생님을 통해 언어는 점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반복과 축적을 통해 체득되는 배움이며, 교사의 관심과 기대가 학생의 성장을 이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후 과목별 성취와 좌절을 모두 경험하며 학생마다 강점과 학습 속도가 다르다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모든 학생이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라는 제 교육 철학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학교가 성적 경쟁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이 자신을 이해하고 배움의 방향을 스스로 설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학교가 버텨야 할 공간이 아니라 다시 도전하고 싶은 공간이 되도록 운영해 나가고자 합니다.
“교육정책은 수평적 소통에서 힘을 얻습니다”
Q. 국가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것에 대한 일선 학교장으로서 바람이나 건의사항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일선 학교장의 입장에서 볼 때, 국가가 시대 변화에 대응해 교육정책을 개혁하려는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인재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정책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부터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학교는 정책이 구현되는 현장이므로 교사·학생·학부모의 경험이 배제된 정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특히 고교학점제와 평가 방식 변화와 같은 제도는 충분한 연구와 시범 운영, 교원 연수와 행·재정적 지원, 단계적 준비가 병행될 때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교육청–학교 간의 수평적 소통과 현장 피드백의 환류가 이루어질 때 교육정책은 지속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른 인성 위에 창의성을 세우다… 김제고가 그리는 미래 교육”
Q. 교장선생님께서 학교를 운영하시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교육 철학과, 이를 바탕으로 김제고등학교를 이끌어가는 운영 방향은 무엇입니까?
A. 학교를 운영하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철학은 바른 인성 함양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 각자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겸비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학교 경영 비전을 설정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식과 능력의 수준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분명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고, 미래 사회에서는 정해진 답을 잘 수행하는 능력보다 새로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는 창의성이 요구되기에 인성과 창의성을 함께 갖춘 인재 양성이 교육의 핵심 비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도덕성이 결여된 지식은 방향을 잃을 수 있지만, 바른 가치 위에 세워진 지식과 창의성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식과 능력만으로는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 수 없으며, 올바른 가치관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 의식이 교육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김제고등학교는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을 학교 경영 비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학교 운영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됨이 있으며,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공동체 속에서 성장하고, 자신의 강점과 가능성을 발견해 주체적으로 미래를 설계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핵심 방향으로 삼고 있습니다.
“학생의 삶을 중심에 둔 교육, 김제고의 선택”
Q. 학교 경영비전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글로벌인재 양성’ 을 위해 김제고등학교에서 특별히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김제고등학교는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경영비전을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과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실제 역량을 기르는 데 두고 학교 교육 전반에 구현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기를 자기 발견과 성장의 중요한 시기로 인식하고, ‘나를 찾는 여행: 스스로, 더불어, 즐겁게’를 학교 모토로 모든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성 교육을 교육의 출발점에 두어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학생자치회와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민주적 참여와 책임 의식을 기르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과 수업 혁신, 1대1 진로·진학 지도를 통해 실력과 창의성을 함께 키우고, 국제교류와 디지털 기반 교육 환경을 통해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핵심 방향으로 삼고 있습니다.

“70년 전통 위에 다시 쓰는 도약의 역사, 김제고”
Q. 김제고등학교 소개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로서 김제고등학교가 앞으로 더 강화하고 싶은 방향이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A. 김제고등학교는 1951년 개교 이래 7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김제 지역의 대표적인 공립 일반계 고등학교로, 변화의 위기를 교육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 성장해 온 학교입니다. 정체성 혼선과 학생 수 감소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중·장기적 혁신 전략을 통해 수업 혁신과 학생 참여 중심 교육, 맞춤형 교육과정과 진로·진학 지도를 강화하며 교육 경쟁력을 회복해 왔습니다. 국제교류와 미래형 교육 환경 조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로서의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최근 학급 증설과 학생 수 증가라는 성과를 통해 지역사회로부터 다시 선택받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김제고등학교는 앞으로도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비전 아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을 키워 가는 신뢰받는 공립 명문 고등학교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역사 위에 미래를 쌓다… 김제고의 새로운 출발”
Q. 마지막으로 김제고등학교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7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김제고등학교는 김제 지역을 대표하는 공립 명문고로서, 변화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학교 구성원 모두가 혁신에 힘쓰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꾸준히 실천한 결과, 명문 대학 진학 성과 등 의미 있는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신뢰와 협력이 함께 이뤄낸 결실입니다. 김제고등학교는 앞으로도 학생에게는 도전할 수 있는 학교로, 학부모에게는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로, 지역사회에는 함께 성장하는 학교로 남아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맺음말
김동철 교장이 그리고 있는 특별한 김제고등학교의 변화는 특별한 구호보다 사람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됐다. 모든 학생이 각자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학교는 성적보다 삶을, 경쟁보다 성장을 먼저 바라보는 교육이 차분히 이어져 왔다. 교실에서는 배움이 이어지고, 학교 안에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가 자라났다. 그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쌓아온 신뢰는 김제고를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이 됐다. 70여 년 동안 김제와 함께해 온 김제고등학교는 앞으로도 아이들이 마음 놓고 도전할 수 있는 학교,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학교, 지역이 함께 응원하는 학교로 남고자 한다. 김동철 교장의 묵묵하지만 특별한 교육 철학이 김제고등학교가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