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어양중학교가 학생들의 학교 적응과 문해력 증진을 바탕으로 진로·과학·독서·상담·복지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며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약 560여 명의 학생이 생활하는 비교적 규모가 큰 학교지만, 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은 ‘규모’에 머물지 않는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출발점을 살피고 각자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촘촘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안경호 익산어양중학교장은 “학생마다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가 그 차이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학교가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첫 출발, ‘적응’에서 시작한다
어양중학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가운데 하나는 학생들의 학교 적응이다. 특히 중학교에 처음 입학하는 1학년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학교생활과 또래관계가 중요한 변화의 시기인 만큼, 입학 초기인 3월 첫 주를 중심으로 학교 적응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초등학교와 다른 교육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을 낮추고 새로운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안 교장은 “중학교에 처음 들어온 학생들에게는 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새로운 환경”이라며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시작하고 또래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할 수 있도록 초기 적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학교생활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이후의 학업과 교우관계, 진로 탐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힘… 문해력을 미래교육의 출발점으로
어양중학교는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학교는 사서교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도서관 환경도 개선했다. 특히 도서관을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공간으로만 활용하지 않고 학생들이 머물며 공부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학생 주도의 도서부 활동도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학생들이 직접 독서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는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안 교장은 “요즘 학생들이 디지털 환경에는 익숙하지만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디지털 리터러시와 함께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것이 미래교육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아침 자율시간을 활용한 독서 지도 등 일상 속에서 책을 접하는 문화도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것을 넘어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하며 자신의 생각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과 인문학, 함께 가는 미래교육
어양중학교가 바라보는 미래교육은 디지털 기술만을 강조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AI와 에듀테크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과 함께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문해력을 함께 길러야 한다는 것이 학교의 교육철학이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결국 학생의 사고력과 판단력이라는 것이다. 안 교장은 “미래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아니다”며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면서도 정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독서교육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연결하고,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지역의 교육자원을 학생들의 경험으로 연결하다
어양중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학교 안에만 교육의 답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익산 지역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익산교육지원청 등이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연결해 학생들의 경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학교 인근에 위치한 전북과학교육원과 연계해 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과학·발명 분야에 재능과 관심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관련 대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실제 학생들이 전국 단위 발명대회에 참가해 성과를 거두는 등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방학 기간에도 수학 체험 프로그램이나 외국어 관련 프로그램 등 지역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해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안 교장은 “학생마다 좋아하는 분야와 잘하는 분야가 다르다”며 “학교가 모든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지역에 있는 좋은 교육자원과 연결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라고 말했다.

상담과 복지, 학생의 ‘다른 출발점’을 보완하다
학생들의 성장 과정에서 학업이나 교우관계뿐 아니라 정서적·경제적 어려움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학교의 Wee클래스에서는 학생들이 상담을 신청할 수 있는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이 필요한 시기에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상담 과정에서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역의 전문기관과 연계해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거나 학업 중단을 고민하는 학생에게는 상담을 통해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학업중단 숙려제 등을 활용해 학생이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고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을 위한 지원도 이어진다.
복지 담당 교사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상황을 살피고 학교 내 협의체를 통해 필요한 지원을 연결한다.
안 교장은 “학생들은 모두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며 “경제적 여건이나 가정환경 등으로 출발점이 다른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학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작은 학교에서 배운 것은 학생 한 명을 바라보는 것” 안경호 교장의 교육철학에는 이전 학교에서의 경험도 깊게 녹아 있다. 그는 익산어양중학교에 오기 전 군산의 한 소규모 중학교에서 근무했다. 당시 학교 학생 수는 약 75명 규모였다. 안 교장은 “소규모 학교에서는 모든 교사가 모든 학생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며 “학생 한 명의 장점이 무엇인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제와 오늘의 표정이 어떻게 다른지를 교사들이 세심하게 살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학생들이 다양한 학교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한 학생이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친구들과 협업하고 관계를 형성하게 됐고, 교사들도 학생들의 모습을 더욱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안 교장은 “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밀하게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며 “학교 규모가 크다고 해서 학생 개개인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60여 명의 학생이 생활하는 어양중학교에서도 이러한 교육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상담과 복지, 독서, 진로, 동아리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는 이유다.

과학부터 독서·동아리까지, 학생이 직접 경험하는 교육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도 지원한다. 과학과 발명 분야뿐 아니라 독서, 동아리, 수학 체험 등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학생 주도의 도서부 활동은 학교 독서문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안 교장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는 활동이 많아질수록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발견할 수 있다”며 “학교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는 방학 중에도 지역의 체험 프로그램과 교육기관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안내하며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인정하는 학교”
안경호 교장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학교는 ‘소통과 성장이 있는 행복한 학교’다. 그 바탕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학교교육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안 교장은 “인간관계 속에서 많은 것들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며 “학생과 선생님이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학부모도 학교가 학생들의 성장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져준다면 학교 공동체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가 학습과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신뢰하면 자연스럽게 그 선생님의 과목에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통해 지식뿐 아니라 인성도 배우게 됩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지식만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어양중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학생들이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학교에 들어오더라도 독서와 상담, 진로와 체험,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학교의 성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안 교장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어양 공동체가 된다면 학생들이 꿈을 꾸고 희망을 키워갈 수 있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학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한 명의 학생도 같은 모습으로 학교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양중학교는 그 서로 다른 출발점을 인정하는 것에서 교육을 시작한다. 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상담을 통해 마음을 살피며, 다양한 진로와 체험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 과정의 중심에는 결국 학생 한 명 한 명을 바라보는 학교가 있다.
[대한민국교육신문 김범동 기자 kbd@kedupres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