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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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차례 대화가 만든 합의…제주교육 노사관계 새 전환점

144개 조·593개 항목 단체협약 체결…교육공무직 근무여건 개선
고의숙 교육감, 장기 교섭 마무리…‘대화와 협력’ 노사관계 기반 마련

제주교육 노사가 97차례에 걸친 긴 교섭 끝에 대규모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제주 교육현장의 노사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1일 도교육청 본관 상황실에서 고의숙 교육감과 노사 교섭위원 등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 144개 조, 593개 항목에 대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서 주목할 부분은 합의의 규모뿐만 아니라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다.

노동조합이 2024년 9월 417개 요구안을 제출한 이후 같은 해 12월부터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됐으며, 노사는 지난 16일까지 모두 97차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적지 않은 입장 차이에도 교섭을 이어가며 최종 합의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협약 내용도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근무여건 개선에 무게를 뒀다.

근무경력 인정은 기존 동일 직군 100%, 다른 직군 50%에서 직군 구분 없이 100%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다른 시·도교육청 근무경력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학습휴가는 연 4일에서 7일로 확대되고 장기재직휴가도 근속기간에 따라 확대된다. 육아시간 사용 대상 확대, 방학 중 비근무 직종의 개학준비일 신설, 유급 병가 확대 등 일·가정 양립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내용도 담겼다.

교무행정실무사, 특수교육실무사, 과학(발명)실무사, 공공도서관지원사 등으로 직종 명칭을 정비하고 산업재해 휴직자 생계지원금 지급, 환경실무사 근로시간 확대, 맞춤형복지비 단계적 인상 등도 협약에 포함됐다.

특히 이번 협약은 고의숙 교육감 체제에서 제주교육의 노사관계를 대화와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는 하나의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육청과 노동조합은 근로조건과 학교 운영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에 설 수 있다. 그럴수록 필요한 것은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97차례에 이르는 교섭을 최종 합의로 마무리한 이번 사례는 향후 제주교육의 노사 현안을 제도적 협의와 소통을 통해 풀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고의숙 교육감은 협약식에서 “상생과 협력의 자세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밝히고, 협약이 교육공무직원의 근로조건 개선과 교육현장의 안정적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는 교육행정의 중심을 ‘사람과 현장’에 두려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교육공무직원을 학교 교육을 함께 만들어가는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근무여건 개선을 통해 학교 조직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합의 내용을 학교 현장에 충실하게 안착시키는 일이다.

교육공무직원의 근무여건 개선이 학교 조직의 안정으로 이어지고 교원과 교육공무직원 등 다양한 구성원이 각자의 전문성과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그 효과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안정적인 교육활동 지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오는 10월 6일까지 단체협약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고, 10월 중 각급 교육기관과 학교에 협약 내용과 변경되는 제도를 안내할 계획이다.

 

97차례의 교섭 끝에 마련된 이번 합의는 제주교육 노사관계에서 ‘대화가 문제 해결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를 남겼다. 앞으로 협약의 충실한 이행과 지속적인 현장 소통이 이어진다면 이번 단체협약은 제주교육의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교육신문 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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