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는 영국 북부에 자리하고 있으며 잉글랜드, 아일랜드, 웨일즈와 함께 영국을 이루는 네 지역 중 하나이다. 맬 깁슨이 열연했던 불후의 명화 ‘브레이브 하트’의 배경이 되는 나라이며 가장 큰 도시는 ‘글래스고’이지만 수도는 두 번째로 큰 ‘에든버러’이다. 주요산업은 식품·청량음료·담배 제조업, 선박 수리와 선박공학을 포함한 엔지니어링, 전자공학, 전기제품 제조업, 제지·인쇄·출판업 등이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의료·법률·금융·보험·관광 등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리스 항구를 통하여 곡물·식품·목재 등을 수입하며, 석탄·위스키·철·강철 등을 수출한다. 이곳에는 금융 산업도 발달해 있지만 볼거리가 많아서 주요한 수입원은 관광이다.
그래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그들은 주로 고궁이나 즐길 거리를 찾아서 사진도 찍고 즐기다가 돌아가고 만다. 그리고 그곳에 노천감옥(露天監獄) 즉, 지붕 없는 감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설사 아는 사람이 더러 있다하더라도 손가락으로 V자 표시를 해 가며 셀카나 찍을 뿐 숙연한 자세로 과거를 회상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숙연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약 350여 년 전 스코틀랜드에서는 챨스 2세(Charles Ⅱ)가 등극하여 칙령을 내리기를 「짐은 국가에도 머리이고, 교회에서도 머리이다」라고 하자 알렉산더 헨더슨(Ale-xander Henderson)목사의 지도하에 에든버러에 있는 그레이프라이어스 교회당 앞뜰에 일련의 사람들이 모여 순교를 각오하고 왕에게 반기를 들었다. *이들을 언약도(言約徒)라 한다. 그들은 국왕은 국가의 머리인 것은 맞지만, 교회의 머리는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음을 천명 했다. 그래서 몬머스 공작이 이끈 정부군과 신앙을 지키려 한 언약파 반란군 사이에 전투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언약파 내부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현실적으로 교회를 지키기 위해 일단 정부의 통제를 받더라도 설교권을 얻자"고 주장하는 온건파와 "그리스도 외에 인간 국왕을 교회의 머리로 인정하는 것은 신앙적 배신"이라며 결사반대를 하는 강경파 사이에 이견(異見)을 좁히지 못했다. 전투를 불과 2주 앞두고 공동의 투쟁 목표(선언문)를 합의하려 했으나, 문구 하나하나를 두고 밤낮으로 싸웠다. 군사 작전을 짜야 할 장군들과 목사들이 신학 교리 논쟁에만 몰두하며 지도부가 매일 고성을 지르며 싸우자 모여들었던 수많은 자원병이 실망하여 대거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전투를 시작하기도 전에 언약파 반란군은 군사 훈련 부족보다 지도부의 극심한 사상적 대립 때문에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1679년 6월 22일 스코틀랜드 라나크셔의 클라이드 강 다리에서 벌어진 보스웰 다리 전투에서 언약파는 통합된 지휘 체계를 갖추지 못해 정부군의 포격 앞에 무력하게 궤멸 당했고 이때 살아남은 포로 1200명은 붙잡혀 에든버러로 끌려갔다. 포로들은 그레이프라이어스 교회 묘지 등의 노천 감옥에 갇혀 추위와 기아에 시달렸다. 그런데 언약도들을 수감한 감옥은 지붕이 없는 감옥으로 담을 넘으면 탈출할 수 있는 곳이다. 탈출을 하여 도망을 가라고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탈출은 배교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 그들은 눈, 비를 그대로 맞고 추위에 떨고, 극심한 굶주림 끝에 모두 순교의 잔을 마셨다.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과 할 수는 있는데 안 하는 것은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자랑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은 겸손이고 힘이 있는데도 베푸는 것이 용서이다. 강자임에도 사죄하는 것은 용기이고 속일 수 있는데 속이지 않는 것은 정직이며 알아주지 않는데 자선을 베푸는 것이 선행이다. 언약도들은 도망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를 않았다. 그들에게는 양심이 담장이고 지붕이었다. 지붕뿐만 아니라 담장이 없었더라도 순교를 택했을 것이다. 그들은 진정한 신앙인들이었고 그래서 경의를 표해야 하는 것이다. 할 수만 있으면 세워진 담장마저도 허물고 싶은 우리들에게 경종(警鐘)이 된다. 인간에게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보다 단단한 양심의 울타리가 있어야 한다.

▲ 최홍석 칼럼니스트
최홍석
전남대학교 국문과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석사
호남삼육고등학교 국어교사
서울삼육고등학교 국어교사
호남삼육고등학교 교감 및 교장 정년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