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이란 지역에서 시작된 페르시아 왕국은 기원전 8세기에서 7세기 초까지만 해도 그리 큰 세력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기원전 550년경을 기점으로 점점 팽창하기 시작하여 서아시아 전체를 통합하면서 동양의 패권자로 등장하게 된다. 이 시기에 짧은 시간 내에 권력을 잡은 사람이 다레이오스(다리오) 왕이다. 그는 페르시아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정복한 왕으로, 지금의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리비아 일부까지 차지하고 동쪽으로는 파키스탄 방면까지, 북쪽으로는 우즈베키스탄까지 영토를 넓혔다. 그가 그처럼 빠른 시간에 권력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서로 다른 문화와 관습을 가진 민족들을 통합시킨 데 있고 그 통합의 비결은 서로 다름에 대한 인정이었다.
다레이오스가 왕이 되었을 때, 그리스인들을 불러놓고 돈을 얼마나 주면 그들의 죽은 아버지의 시신을 먹을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리스인들은 돈을 아무리 많이 주어도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다음에 다레이오스는 부모의 시신을 먹는 인도의 칼라티아이 부족을 불러놓고, 돈을 얼마나 주면 부모의 시신을 화장하도록 허락하겠느냐 물었다.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불가하다고 말했다. 칼라티아이인과 같은 식인 풍습은 레비-스트로스의 설명에 따르면, 그 사람과의 추억을 자신의 몸에 새기며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관습이란 그런 것이다. 그리스 시인 ‘핀다로스’가 말한 ‘관습은 만물의 왕이다’라는 그대로다. 다레이오스는 그것을 알고 존중했다. - 헤로도토스의 <역사> (3권, 탈레이아. 37장)
그런데 수천 년을 이어온 인류의 관습이라는 것도 현대 문명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2011년도 조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위를 차지했던 부탄이 2019년도 조사에서는 95위로 추락했다고 한다. 인터넷과 SNS 등의 발달로 인해서 국민들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를 한 결과, 자국이 살기 어려운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란다. 이웃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들 만의 세계에서 살 때는 행복했던 것들이 비로소 세상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들을 돌아볼 때 그리하여 자신들의 관습과 가치관이 문명 혹은 편리와 충돌할 때 필연적으로 관습은 패퇴한다. 목은 자를 수 있지만 상투는 자를 수 없다고 절규하던 우리 조상들이 있었다. 오늘의 우리에게 상투를 틀라하면 우리는 목숨을 걸고 저항을 할 것이다. 이처럼 정보 통신이 발달을 하면 고립과 폐쇄 영역이 줄어지고 마침내 모든 것이 하나로 통일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대립이 격화 되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수도 있다. 사상과 이념은 SNS의 발달로 더욱 양극화가 된다. 언론과 각종 매체들이 그것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 14일자 신문을 보면 시사(示唆)하는 바가 있다. 주말에 있었던 동일한 사건에 대해 월요일 자 신문들의 기사 제목은 사뭇 다르다. 『'물대포 직격' 농민 중태..시민사회·정부 갈등 고조 - 국정화 저지 등 주말 집회 '충돌'(K신문A 1면) 』 『 정부, 과잉진압 다친 시민 언급 없이 공안몰이 - "쇠파이프, 밧줄 등 미리 준비" 시위대 폭력성만 부각 (H신문 A 2면)』 『대한민국 심장부 '무법천지 7시간' 서울 광화문 일대서 폭력시위 - "나라 전체도 마비시킬 수 있다" - 수배 중인 민노총 위원장이 선동 (G일보 A 1면)』 이처럼 같은 사건을 놓고도 회사의 방침과 이념에 따라 논조가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독자들도 자신들의 기호에 따라 호불호를 선택하게 되고 이념은 고착화 되며 분열은 가속화 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언론의 수치로 회자되는 프랑스 일간지 ‘모니퇴르’의 일화가 있다.
나폴레옹이 유배당했던 엘바 섬을 탈출해서 파리로 입성하기 직전까지 20일 동안 모니퇴르의 논조는 시시각각 변화한다. '살인마 소굴에서 탈출', '괴수 가프에 도착', '폭군 리용을 통과', '약탈자 수도 60마일
지점에 출현', ’보나파르트 급속히 전진, 그러나 파리 입성은 절대 불가‘, ’황제 몽텐블로에 도착하시다.‘,
'황제폐하께옵서는 충성스런 신하들을 거느리시고 튀일라 궁전에 듭시었다' 와 같이 살인마에서 시작한 나폴레옹의 칭호는 황제폐하께옵서 라는 낯 뜨거운 표현으로까지 변모한다. 언론은 양날의 검이고 잘못된 언론의 폐해는 실로 크다. 이 시대의 통합을 위해서는 언론이 바로 서야한다.

▲ 최홍석 칼럼니스트
최홍석
전남대학교 국문과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석사
호남삼육고등학교 국어교사
서울삼육고등학교 국어교사
호남삼육고등학교 교감 및 교장 정년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