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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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희의 마음저널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출근길, 복잡한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게 되면, 마치 작은 행운을 얻은 듯합니다.그런 행운을 갖게 될 때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그 좁은 자리에서 몇 가지 일을 시작합니다.부족한 잠을 보충하기도 하고 음악도 듣기도 하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합니다.지하철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해주는 시간이 됩니다.

그날도 고개를 숙이고 문자를 보느라, 연로하신 어르신분께서 바로 앞서 계셨던 것을 알지를 못했습니다.

 

“여기 앉으세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고 순간 엄마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에고.. 넘 미안하네..” 어르신은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하시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에 앉으셔서 다리를 주무르시는 어르신을 보니, 문득 다리가 아프신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부모님과 함께했던 과거의 어느 날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부모님과 제주도 여행

 

좋은 추억을 쌓을 생각에 여행코스도 꼼꼼히 계획했었습니다.

성산 일출봉과 제주도의 바닷길을 산책하면서 사진도 많이 촬영할 생각에 기분이 들뜨고 신났습니다.부모님의 여행이 어쩌면 자주 오지 못할까 봐 더 소중하게 생각되었던 시간이었나 봅니다.

 

제주도의 바닷길 풍경을 보면서 걸으시는 어머니는 마음과 걸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시는 것 같았습니다. 가족들 뒤에서 애써 걸으셨지만, 그 걸음에는 살아오신 세월이 담겨있었고 예전 당신의 모습이 문득 생각납니다.

 

늘 빠른 걸음으로 앞선 걸음을 걷던 모습이 기억나기 시작합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다닐 때, 그 걸음을 따라가기 못해 쉽게 지쳤던 어린 시절

당신의 걸음은 늘 앞서셨습니다.

“엄마 나 힘들어”

“에고 얼마나 걸었다고 힘드니. 이렇게 엄마도 걷는데.?”

어릴 적 느꼈던 엄마의 걸음은 참 빨랐습니다.

 

그렇게 어릴 적 엄마의 모습이 한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가면서 그 빠른 걸음이 느려지십니다.“먼저 가라... 엄마는 천천히 걸어서 쫒아갈께”

“엄마! 걷는 거 힘드세요?” “요즘 무릎에 연골주사를 맞으니까 걷는게 힘드네.. 어서 먼저 가거라 ”

그 순간 마음이 쿵 가라앉았습니다.

 

젊은 시절 활동적인 엄마의 모습만을 안고 살아갔던 나였기에

엄마의 빠른 걸음걸이가 늘 마음속에만 있었나 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많은 세월을 걸어오셨습니다.

 

걸어가는 가족들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시는 엄마에게 다가갑니다.

“엄마. 여행같이 와주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어르신께 자리를 내어드린 날

저는 어머니와 함께한 추억을 선물 받았습니다.

때론 누군가에게 배려하는 작은 친절이 소중한 행운처럼 되돌아옴을 느낍니다.

 


 

 

백상희 칼럼니스트

 

· 96.3 mhz sone FM 진행 '동심을 달리는 자전거'/ 구성작가

· 2026년 대한민국 진심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정회원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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