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대한민국은 지금 거대한 인구 구조의 변화와 함께 다문화 사회로의 깊숙한 이행기를 맞이하고 있다. 제도가 미처 보듬지 못하는 사회 곳곳의 갈등과 편견의 벽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해법을 모색해야 할까. 여기, 차가운 행정의 언어 대신 따뜻한 음악과 문화의 언어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굳게 닫힌 빗장을 열어젖히는 이가 있다.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서 30여 년간 공직의 최전선을 지키다, 현재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300만 외국인 주민과의 사회 통합을 위해 K컬처국제교류협회를 이끌며 ‘다문화 큐레이터’로 헌신하고 있는 김록환 이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문화 교류와 참된 인재 양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서류가 아닌 진심으로, 규정이 아닌 예술로 진정한 사회 통합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그의 발자취는 우리 사회에 묵직한 울림을 던진다. 다름을 넘어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그의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여정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프로필] □ 김록환 이사장
○ 현직 (Current) ▪ K-컬처국제교류협회 이사장 (2018년부터 매년 외국인 주민과 함께 테마가 있는 ‘K-Culture Festival’ 주최) ▪글로벌행정사 대표행정사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위원 ▪한국진로교육학회 다문화진로교육위원장 ▪다문화문화봉사회 리더 (2008~)
○ 주요 경력 (Experience) ▪노동부 공무원(직업지도관) ▪한국산업인력공단 강원지사장·서울남부지사장·서울서부지사장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표준개발실장 ▪한국산업인력공단 홍보실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외국인력국 한국어시험팀장, 입국지원팀장 ▪삼육보건대학교 연구교수 및 글로벌다문화교육본부장 ▪ 동서울대학교 특임교수
○ 학력 (Education) ▪ 경영학 박사 (심리학 전공)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졸업
○ 주요 수상 (Awards) ▪국정과제 정부혁신 유공자 국무총리 표창 (2020) ▪대한민국 크리에이터 대상 다문화부문 특별상 (2020) ▪청렴 공모전 콘텐츠 최우수상 ‘정정당당 청렴 사회’ (2020) ▪한글주간 문화예술 영상 콘텐츠 공모전 ‘K한글송’ 한글날 수상(2023) ▪제1회 가요TV 가요대상 ‘올해의 가수상’ (2018) ▪재능 나눔 대상 국방부장관 표창 (2014) ▪제1회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랑스러운 공단인’(2004) ▪제1회 노동부 ‘올해의 직업지도관’ (1997)
○ 저서 및 특별 이력 (Books & Activities) ▪저서 《대한민국 국적취득을 도와드립니다》, 《노래와 웹툰으로 보는 다문화 이해》 《나는 가수가 아니에요》, 《노래를 통한 다문화 이해》, 《직업정보론》, 《직업상담실무》, 《결혼하는 딸에게》, 《31살 이등병 아들을 생각하며》 등
▪특별 이력 국가정책홍보가수 및 ‘다문화 큐레이터’. 다문화 인식전환과 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과 사회문제 홍보 음반 16집(총 38곡) 발표 및 재능기부 활동 중.
○국가 정책과 사회문제를 38곡의 음악 콘텐츠로 전달 1) 국정과제 정부혁신 공식 테마송 ♬"혁신해요(2018년)" 2)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K컬처송 ♬"K한글송(2021년)" ♬"K뷰티송(2020년)" ♬"K베이커리송(2021년)" ♬"K푸드김치송(2022년)" 3) 사회 통합을 위한 다문화 사랑 노래 - 다국어 버전 등 8곡 ♬"우리 며느리(2011년)" ♬"바다 건너온 사랑(2013년)" ♬"사랑해요(2016년)" ♬"함께한 사랑(2016년)" 4) 청렴송 ♬"정정당당 청렴 사회(2021년)" 5) 국정과제 능력 중심 사회 공식 테마송 ♬"NCS(2014년)" 6) 건강사회 ♬"웃으면서 살아요(2015년)" 7) 물 부족 노래 ♬"물좀줘(2010년)" 8) 동서 화합 노래 ♬"인월장터(2010년)" 9) 신뢰 사회 노래 ♬"믿었는데(2010년)" 10) 저출산 노래 ♬"큰일 났다 저출산(2015년)" 11) 국가자격송 ♬"사랑은 빵이야-제과제빵송-(2018년)" ♬"초밥사랑-일식조리-(2018년)" 12) 지구환경송 ♬"꿀벌 사랑(2024년)" 13) 직업교육·직업훈련송 ♬"MY JOB MY SKILL(2018년)" 14) 청년 응원송 ♬"청춘들아 힘이들지(2019년)" 15) 일자리 창출 노래 ♬"JOB&JOB(2010년)" ♬"가자 세계로-해외취업송-(2015년) 16) 우먼파워송 ♬"치맛바람'(2016년)"
한국 사회와 문화를 외국인주민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웹툰과 영상 콘텐츠를 융합한 창의적 K-콘텐츠를 제작 · 확산
‘김록환의 다문화 웹툰’ 11편과 ‘대한민국 국적취득을 도와드립니다’ 등 총 22편의 영상 콘텐츠를 포함하여, 총 33편의 웹툰·영상 콘텐츠를 기획·연출·제작·홍보 |
1. 프롤로그 및 정체성: 행정가에서 다문화 큐레이터로
Q1. 노동부 공무원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사장 등 오랜 공직 생활을 거쳐 현재는 문화 교류와 다문화 · 외국인 주민 통합에 앞장서고 계십니다. 공직에서 문화예술 시민사회 영역으로 전향하시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오랜 공직 생활, 특히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외국인력국 팀장으로 일하며 고용허가제(EPS)를 비롯한 다문화 관련 정책의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와 이주민들이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 오해로 인해 상처받는 모습을 매일같이 지켜보았죠.
행정가로서 제도를 개선하고 매뉴얼을 만드는 일도 물론 중요했지만, 서류와 규정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차별과 편견의 벽'을 결코 허물 수 없다는 뼈저린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 벽을 허무는 데는 수백 장의 정책 보고서보다 '문화와 예술', 특히 음악이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고 얼어붙은 경계를 녹이는 가장 따뜻한 도구가 문화이기에, 행정의 사각지대를 예술로 채워보겠다는 결심으로 자연스럽게 이 길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Q2. 자신을 ‘국가정책홍보가수’이자 ‘다문화 큐레이터’로 정의하십니다. 이 두 가지 정체성이 김록환이라는 인물의 삶과 활동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마주하는지 궁금합니다.
A. 이 두 가지 정체성은 제 삶을 전진하게 만드는 두 개의 수레바퀴이자,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습니다. 먼저 '다문화 큐레이터'로서 저는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누비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정책적 지원이나 문화적 공감대가 무엇인지 발굴하고 기획합니다.
그리고 '국가정책홍보가수'로 무대에 오를 때는, 그렇게 발굴한 차갑고 딱딱한 정책적 언어들을 대중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따뜻하고 쉬운 가사와 멜로디로 번역해 냅니다. 행정가로서 사회를 설계하는 이성의 영역과, 가수로서 대중을 위로하는 감성의 영역이 제 안에서 매일 끊임없이 대화하며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입니다.
Q3. 노래하는 공직자로 시작해 16집, 38곡이 넘는 음악을 발표하셨습니다. 전문 가수가 아닌, ‘정책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꾸준히 부르고 발표하시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반적으로 정부나 기관에서 발행하는 훌륭한 정책 홍보 책자들은 사람들의 책장에 꽂혀 결국 먼지만 쌓인 채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노래'는 다릅니다. 사람들의 귀를 타고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으며, 입에서 입으로 계속해서 전해지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죠. 제가 16집, 38곡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앨범을 내며 마이크를 놓지 않는 이유는 화려한 가창력을 뽐내기 위함이 결코 아닙니다. 제 노래에 담긴 '메시지의 진정성' 때문입니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눈물짓는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에게는 제 노래가 따뜻한 위로의 손길이 되고, 우리 국민들에게는 이주민을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인식 개선의 씨앗이 되길 바라는 간절함이 저를 계속 노래하게 만듭니다.
Q4. 공직 시절 제1회 '올해의 직업지도관'을 수상하시고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으셨는데, 당시 행정 전문가로서 쌓은 역량이 현재 K-컬처국제교류협회를 이끄는 데 어떤 밑거름이 되었습니까?
A. 공직에서의 30여 년은 거대한 국가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는 치열한 수련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을 총괄하고 여러 지역의 지사장으로 조직을 이끌면서, 한정된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법,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조정하는 법, 그리고 유관 관련기관과 튼튼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법을 체득했습니다.
테마가 있는 K-Culture Festival 같은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거나 협회를 운영할 때, 이러한 행정적 실무 능력은 단순한 아이디어를 현실의 성공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예술가적 열정에 행정가로서의 치밀함이 더해졌기에, 뜬구름 잡는 행사가 아닌 실질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고 봅니다.
2. K-Culture Festival: 편견을 허무는 사회 통합의 장
Q5. K컬처국제교류협회의 가장 큰 축제인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테마가 있는 K-Culture Festival’이 매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축제를 처음 기획하시게 된 취지와, 일반적인 지역 문화 축제들과 차별화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A. 요즘 지역 곳곳에 수많은 문화 축제가 있지만, 대다수는 유명 가수를 초청해 관객들이 수동적으로 구경만 하고 돌아가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K-Culture Festival을 기획할 때 가장 경계했던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축제의 절대적인 핵심 가치는 '쌍방향 소통과 동등한 참여'입니다. 우리는 무대 위에서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주입하고 자랑하지 않습니다.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이 동등한 주체이자 예술가로 참여하여, 서로의 문화를 가르쳐주고 배우며 존중하는 진정한 '사회통합형 축제'를 지향합니다.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족이 직접 자신의 전통문화를 표현하고 나누고 고유의 춤을 선보일 때, 그리고 자신의 문화와 한국 문화의 차이를 발표할 때 그들은 더 이상 수혜자가 아닌 우리 사회의 당당한 문화 주역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Q6. K-Culture Festival은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통합형 축제’를 지향합니다. 축제 현장에서 국적과 문화를 넘어 하나가 되는 관객들을 보실 때, 가장 보람을 느끼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아직도 눈에 선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축제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말도 잘 통하지 않던 동남아시아 출신의 젊은 외국인 근로자와 나이 드신 어르신이 객석에서 함께 손을 맞잡고 흥겨운 음악 장단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시던 모습이었습니다. 각자 살아온 배경도, 피부색도, 언어도 완벽하게 달랐지만, 음악이라는 만국 공통어 앞에서 수십 년간 쌓여왔던 편견의 장벽이 눈 녹듯 사라지는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해마다 축제 현장에서 그런 기적 같은 순간들을 목격할 때마다, 이 고된 준비 과정의 모든 피로가 씻겨 내려가고 내년을 다시 준비할 벅찬 동력을 얻게 됩니다.
Q7.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문화도 존중하는 ‘쌍방향 교류’가 중요해 보입니다. K-Culture Festival의 프로그램 구성에서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A. 축제를 기획할 때 프로그램의 비율을 아주 세심하게 조정합니다. K-팝, K-클래식, 국악 등 한국의 찬란한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무대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외국인 주민들이 직접 고국의 전통 예술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반드시 큰 비중으로 배정합니다. 서로의 문화를 책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향유'하도록 만드는 것이죠. 내국인이 카자흐스탄 전통춤이나 몽골의 전통 음악에 열렬한 환호와 기립 박수를 보낼 때, 비로소 그들은 대한민국이 자신들을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였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쌍방향 교류의 모습입니다.
Q8. 축제를 매년 지속해서 개최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예산, 인력, 인지도 등 현실적인 장벽도 많았을 텐데, 이를 극복해 낸 이사장님만의 뚝심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솔직히 매년 축제를 준비할 때마다 어려움이 많죠. 예산은 부족하고, '왜 굳이 외국인 주민과 하는 다문화 축제에 돈과 인력을 사용하느냐'는 애매한 시선과 마주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를 일으켜 세운 것은 결국 '진심(眞心)'이었습니다. 저는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사장 시절의 경험과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문화문화봉사회 활동을 18년 이상을 하면서 가성비 있는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였습니다. 또한 평소 다문화문화 봉사와 테마가 있는 K컬처페스티벌을 지켜본 지인들의 도움을 받았고 때로는 기업과 기관의 문을 직접 두드리며 이 축제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왜 필요한 축제인지 직접 찾아가 설득하며 노력하였습니다.
제가 2008년부터 변함없이 외국인 주민과 함께 활동한 모습을 보여준 결과가 오늘에까지 많은 분이 그 뜻에 공감하고 후원과 자원봉사로 손을 내밀어 주시더군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려는 저의 평소의 마음과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우직함이 저만의 뚝심이며 경쟁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9. 앞으로 K-Culture Festival을 국내를 넘어 해외 현지에서 개최하거나, 글로벌 규모의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물론입니다. ‘테마가 있는 K-Culture Festival’은 이제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을 넘어 더 큰 바다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당장 내년이나 내후년을 목표로, 아시아의 이웃 국가들(예: 베트남,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 현지에서 직접 축제를 개최하는 국제 교류 프로젝트를 유관 단체들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것을 넘어, 한국에 정착해 훌륭하게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 주민과 결혼이민자(바다건너온 며느리) 및 다문화 가족의 구성원들을 '글로벌 문화 대사'로 임명하여 그들의 고향에 함께 방문하려 합니다. 한국과 현지 국가의 문화가 어우러지는 대규모 합동 콘서트를 통해 국가 간의 우호와 연대를 다지는 아시아 최고의 문화 교류 플랫폼으로 키워내는 것이 저의 원대한 비전입니다.
Q10. 이사장님이 생각하시는 진정한 의미의 ‘K-Classic’과 ‘K-Culture’의 본질은 무엇이며, 이를 세계화하기 위해 우리 사회와 청년 예술가들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A. 요즘 전 세계를 휩쓰는 K-컬처의 겉모습은 매우 화려하지만, 저는 그 본질이 한국인 특유의 정서인 '한(恨)'을 승화시킨 '흥(興)'에 있다고 봅니다.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끈끈한 정(情)으로 함께 이겨내는 공동체 의식이 우리 문화의 뼈대입니다.
특히 K-클래식과 같은 순수 예술은 이러한 깊은 정서를 세계인과 나누는 훌륭한 매개체입니다. 우리 청년 예술가들은 우리 문화가 최고라는 자만심에 빠지기보다는, 타 문화에 대한 겸손한 포용력을 갖춘 글로벌 시민의식을 먼저 길러야 합니다. 전통의 뿌리를 단단히 지키되 세계인의 아픔과 기쁨에 공감할 줄 아는 보편적 감수성을 더할 때, 진정한 의미의 K-Culture 세계화가 완성될 것입니다.
3. 다문화 사회를 향한 실천과 교육적 비전
Q11. 2008년부터 다문화문화봉사회를 이끄시며 아주 오랜 시간 동안에 이 분야에 헌신하셨습니다. 초창기와 비교해 현재 대한민국 다문화 사회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며,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는 무엇이라 보시나요?
A. 제가 다문화문화봉사회를 처음 시작했던 2008년만 해도, 다문화 가정을 그저 '불쌍하고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한국 문화에 무조건 '동화'시켜야 한다는 강박적인 시선이 팽배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그들을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 중 하나로 인정하는 '공존의 패러다임'으로 많이 성숙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에는 촘촘하고 미세한 차별의 시선이 존재합니다. 특히 가장 가슴 아픈 숙제는 다문화 가족 자녀들이 성장하여 사회에 진출할 때 마주하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입니다. 그들이 출신 배경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취업 · 승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 세대가 반드시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입니다.
Q12. ‘우리 며느리’, ‘바다 건너온 사랑’, ‘사랑해요’ ‘함께한 사랑’같은 곡들은 제목부터 다문화 가정을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납니다. 이 노래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던지고 싶었던 가장 강렬한 메시지는 무엇이었습니까?
A. 제 노래들의 제목과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이주민들에게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라'고 강요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한국인 가족들과 이웃들을 향해 '이들을 우리의 진짜 가족으로, 며느리로 따뜻하게 품어달라'고 호소하는 메시지가 주를 이룹니다. '우리 며느리'를 부를 때면 행사장에 오신 다문화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이 서로 손을 잡고 따뜻한 모습을 자주 봅니다. 저는 제 노래가 고단한 타향살이를 하는 그분들의 멍든 가슴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의 처방전이 되고, 동시에 내국인들에게는 마음의 빗장을 풀고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게 만드는 다정한 권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불렀습니다.
*우리며느리(결혼이민자를 둔 시어머니 입장의 노래)
*바다건너온 사랑(바다건너온 며느리가 한국이 내 사랑이 되었다는 노래)
*사랑해요(결혼이민자 아내를 둔 남편 입장의 노래)
*함께한 사랑(다문화 부부의 사랑 노래)
Q13. 글로벌행정사 대표행정사로서 출입국 민원 대행과 외국인 주민을 위한 실질적인 행정 지원을 겸하고 계십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이 겪는 가장 공통적인 제도적 어려움은 무엇이며, 어떤 정책적 보완이 시급합니까?
A. 현장에서 매일같이 외국인 주민을 만나보면, 그들을 가장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은 복잡하고 지나치게 잦은 빈도로 바뀌는 '비자 및 체류 자격 제도'입니다. 전문 행정사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법령이 난해하다 보니, 정보의 비대칭성 속에서 이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속거나 억울하게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합니다.
언어 장벽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정당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예전에는 많이 있었지만, 요즘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 전환이 성숙해지고 있으며, 외국인 주민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 통합의 생각이 우리 사회에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 가족이 출입국 행정, 노무 상담, 법률 및 의료 지원이 마음 편하게 이용하기에 어려우므로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이민청'과 같은 통합 컨트롤타워의 설립이 시급하며, 각국 언어로 지원되는 행정 통역 서비스의 질을 대폭 끌어올려야 합니다.
Q14.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위원이자 학계(삼육보건대 연구교수 등)에서도 다문화 진로 교육을 연구하셨습니다. 다문화 가족 자녀들이 한국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 교육계가 준비해야 할 변화는 무엇일까요?
A. 현재 우리의 다문화 교육은 안타깝게도 아이들을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결핍된 존재'로 전제하고 시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이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두 가지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엄청난 '글로벌 인재로서의 자산'을 가진 보석들입니다.
학교에서는 무작정 한국어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어머니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이중 언어 교육을 장려해야 합니다. 나아가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참된 인성 교육, 즉 아이들의 고유한 결을 존중하는 '진실된 학교(Sincere School)'로의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합니다.
Q15. 오랜 공직과 교수 생활을 거치며 쌓아온 '인재 양성'에 대한 철학이 현재 다문화 청소년이나 청년 예술가들을 대할 때 어떻게 적용되고 있습니까?
A. 청년 예술가나 다문화 청소년들을 만날 때 제가 가장 먼저, 그리고 끝없이 반복해서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너희가 가진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다'라는 확신입니다. 저는 그들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기보다는 그들 안에 숨겨진 폭발적인 잠재력에 온전히 주목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말뿐인 위로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실제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축제 무대를 내어주고, 제가 가진 사회적 네트워크와 자원을 총동원해 선배 예술가나 기관들과 연결해 주는 튼튼한 '사다리' 역할을 하려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제 인재 양성 철학의 핵심은 결국 '믿음'과 '기회 제공'입니다.
제가 한국의 K뷰티를 세계에 알리는 노래 K뷰티송을 만들어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때 다문화 가족의 자녀들과 함께 광화문에서 함께 만들었고, 행정안전부에서 주최하는 제1회 정부혁신 박람회 무대에 다문화 가족의 자녀들과 함께 동대문 큰 무대에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 주었습니다. 지금은 함께 활동한 다문화 가족의 자녀들이 대학도 진학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Q16. 저서 《나는 가수가 아니에요》, 《노래와 웹툰으로 보는 다문화 이해》 《대한민국 국적취득을 도와드립니다》등을 집필하셨습니다.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핵심 메시지와, 음악과 활자(책)가 가진 치유와 소통의 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활자(책)와 음악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양손에 쥐고 싸우는 사람입니다. 《노래와 웹툰을 통한 다문화 이해》 같은 저서는 다문화 사회가 왜 필수적인지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정밀한 지도'의 역할을 합니다.
반면, 음악은 이념과 논리의 복잡한 과정을 전부 생략하고 곧바로 대중의 가슴 정중앙에 날아가 꽂히는 '마법 같은 처방전'입니다. 책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뼈대를 튼튼하게 세우고, 음악으로 그 뼈대 위에 따뜻한 피가 흐르게 하여 사람들을 직접 행동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제가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이자 예술이 가진 진정한 힘이라고 믿습니다.
4. 진심을 전하는 다리가 되어
Q17.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시다 보면 지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으실 텐데,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에너지를 뿜어내시는 이사장님만의 활력소나 특별한 마음 관리법이 있으신가요?
A. 많은 분들이 강도 높은 일정을 보며 언제 쉬느냐고 물으시지만, 역설적으로 저는 노래를 만들고 K-컬처 페스티벌을 준비할 때 가장 큰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마이크를 잡고 K-팝콘테스트 · K-한글콘테스트 참가자 ·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축제장에서 좀 더 재미있고 부드럽게 진행에 노력하다 보면, 제 몸의 피로물질이 다 빠져나가고 오히려 가슴속부터 뜨거운 활력이 차오름을 느낍니다. 또한, 평소에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한국어가 어눌한 외국인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무엇인지 모르지만 스스로 뿌듯한 마음이 생겨서 현재의 마음이 변함없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내적 충만감으로 열정과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Q18. 과거의 공직자 김록환, 현재의 이사장 · 교수 김록환을 거쳐, 앞으로 대중과 우리 사회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A. 사람들의 기억 속에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특이한 삶을 살아가는 국가정책홍보가수 김록환교수'로 생각되지만 저는 유한한 삶 속에 나만의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현재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가수가 아니에요’ 책에서 저를 소개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가수(歌手)가 아니라, 세상에 통용되는 단어는 아니지만 비유적인 표현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가수(佳手)로 정체성을 표현하는 김록환가수”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평범한 직장인, 국가정책홍보 가수 1호 김록환이 18년간 음악 인생을 살아온 아티스트로 주말에는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위한 봉사자로, 선한 영향력으로 건강한 다문화 사회와 건강한 대한민국을 기원하는 김록환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유한한 삶,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저는 2017년에 신장암 수술을 받고도 직장생활과 노래 발표, 다문화 문화 봉사를 계속하던 중 두 번째 암이 발병되었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해 가다 보니 순수한 열정이 공격받기도 하였다. 그 이후 세 번째 수술하고 항암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2024년에는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서 수술하고 휠체어 생활을 1년 반 이상 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지팡이 2개에 의지하여 다니고 있지만 “죽을 수 있다는 암을 세 번씩 겪다 보니 삶이 더 소중했고, 노래와 외국인 주민과 함께하는 다문화 봉사를 꾸준히 하는 것만이 내 주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고통 속에서 나를 구해주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Q19. K컬처국제교류협회의 중장기적인 목표와, 올해 혹은 가까운 시일 내에 꼭 이루고 싶은 핵심 프로젝트나 도전 과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A.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단기 과제는 K-Culture Festival의 규모와 내실을 키워, 지금은 전국 5개 지부를 통하여 K컬처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전국 20개 대학으로 확대하여 대한민국 최고의 글로벌 사회 통합 축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문화 가족 자녀들과 외국인 주민 청년들이 한국의 문화를 음악 등으로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K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것이 내년의 계획입니다. 우수한 청년 예술가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여, 전 세계를 누비며 대한민국의 포용력과 아름다움을 알리는 글로벌 문화 대사를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이 중장기 계획입니다.
Q20.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이 진정한 의미의 ‘열린 다문화 사회’이자 ‘문화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국민들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문화는 고여 있는 웅덩이가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고 다른 물줄기와 섞일 때 비로소 그 맑음과 거대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인구 절벽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다문화는 이제 선택이거나 시혜적인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의 생존이 걸린 필연적인 미래입니다.
나와 다름을 두려워하거나 배척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우리 사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새로운 활력소'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넉넉한 포용력이 절실합니다. 정부의 세심한 정책적 뒷받침 위에, 우리 국민 모두가 이웃을 향해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신다면, 대한민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단단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세계 최고의 문화 강국이 될 것이라 굳게 확신합니다.

[맺음말]
인터뷰 내내 김록환 이사장의 눈빛에서는 소외된 이웃을 향한 깊은 연민과,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문화 강국에 대한 흔들림 없는 확신이 교차했다. 다름을 배척의 이유가 아닌 우리 사회를 더욱 풍성하게 살찌울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라보는 그의 통찰은 명쾌하고도 따뜻했다.
문화는 결코 고여 있지 않고, 서로 스미고 섞일 때 비로소 거대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외국인 주민 청년과 다문화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성장하고, 청년 예술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깊이 있는 K-컬처와 전통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사다리가 되어주겠다는 그의 약속은 든든하기 그지없다.
김록환 이사장이 열어가는 K-컬처의 지평이 단순한 예술적 성취를 넘어, 우리 사회의 튼튼한 연대와 진정한 사회 통합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가장 낮은 곳을 향해 부르는 그의 간절한 노래가 대한민국 곳곳에 울려 퍼져, 마침내 편견 없는 아름다운 문화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길 깊이 응원한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