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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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온도를 바꾸는 ‘교장의 언어’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학교의 존재 이유 측면에서는 학생이, 교육 목적의 실행 측면에서는 교사가 답이 될 수 있겠지만, 학교 교육 활동에 미치는 영향력 측면에서는 단연 교장이 답이 될 수밖에 없다.

 

흔히 조직의 성패는 리더에게 달려 있다고 하나, 그 리더가 무엇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이다. 이는 교장이 학교 교육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학교에 교장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는 특정 요일 아침마다 운동장의 높다란 단상에 올라 일장 훈시를 늘어놓던 교장의 모습을 기억한다. 일방적인 지시와 훈화가 당연시되던 시절, 교장의 권위는 그 단상의 높이만큼이나 높았다. 그러나 교장 자신이 내세우는 권위보다 학교 구성원들이 인정하는 권위가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나아가 교장이 무거운 권위를 내려놓고, ‘책임 있는 공감’으로 구성원들에게 다가갈 때 학교 교육이 살아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교장이 좋은 학교 만들기는 어려워도 나쁜 학교 만들기는 쉽다.”라는 말을 듣고, 적어도 나쁜 학교 만들었다는 소리는 듣기 싫어 학교 구성원들과 열심히 소통했다는 송봉석 교장은 「교장의 언어」에서 교장의 언어는 곧 소통임을 강조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장이라는 직함의 무게는 여전히 가볍지 않지만, 오늘날 교육 현장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지시하는 입이 아니라 귀를 기울이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교장은 교육 행정의 책임자를 넘어 학교의 교육 철학과 문화를 빚어내는 교육과정의 총괄 디자이너이자 교육공동체의 중재자여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맡은 교장의 언어는 단순히 정보나 지시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다. 교육공동체의 중심에서 관계를 연결하고, 갈등을 중재하며, 성장을 촉진하는 리더의 존재 방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장의 언어는 정형화된 틀에 갇혀서는 안 된다. 만나는 사람과 처한 상황에 따라 변화해야 하며, 화려한 논리나 거창한 내용보다 그 말에 배어 있는 인간적인 냄새와 마음의 온도가 훨씬 중요하다. 슬기로운 교장은 말의 형식보다 그 속에 담긴 온기가 상대에게 어떻게 가닿을지를 먼저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는 교장이 깊이 고민해야 할 리더십의 본질을 소통, 교사의 자율성, 학생 자치, 학부모와의 신뢰라는 네 가지 축으로 설명한다. 우선 교장은 교사들이 오롯이 교육 활동에만 전념하며 교사로서 바로 설 수 있도록 과감히 행정의 벽을 낮추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곧 교육의 수준과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의 사소한 일상을 존중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학교 운영에 반영하는 학생 자치의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아울러 학부모를 까다로운 민원인이 아닌 교육의 진정한 동업자이자 파트너로 맞이하는 낮은 자세를 지녀야 한다. 교장은 이 복잡다단한 역학 관계 속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경험과 통찰에서 비롯된 “학교는 교장의 마음결을 닮는다.”라는 문장은 학교의 변화와 혁신을 고민하는 교장들에게 신선한 화두를 제공한다.

 

학교의 주인은 결코 교장 개인이 아니다.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모두가 학교의 주인이다. 이 명백한 진실을 잊지 않으려는 교장의 진심 어린 마음과 실천이 절실한 때다. 학교를 숨 쉬게 하는 소통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진심에서 시작된다. 교육 현장의 최전선에 선 교장이 권위의 옷을 벗고 관계의 온기를 채워나갈 때, 말의 품격을 넘어 마음의 품격을 일깨울 때, 상대의 마음을 귀가 아닌 온몸으로 경청할 때, 학교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학교 교육이 시작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김형중

 

“봄꽃을 닮은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솔 향기를 닮은 학교 숨소리를 좋아한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것을 가장 큰 보람이자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 독서·토론·논술 교육 강사, 대입 자문위원 및 논술고사 검토 위원, 고교학점제 및 2022 개정 교육과정 연수 강사,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교사 연수 연구위원 및 독서력 진단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교육과 삶이 하나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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