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6 (목)

닫기

眞心 교육 대담 - “장흥의 가치로 미래를 열다”... 시스템과 혁신으로 소멸 위기 극복하는 장흥 교육

'문림의향(文林義鄕)'의 정신 계승과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 글로컬(Glocal) 인재 육성
"전례(前例) 답습은 없다"... 지속 가능한 미래 교육 시스템 구축에 사활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전남 교육의 중심지 중 하나인 장흥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 중심에는 평교사 출신으로 도교육청 장학사, 교육과정 과장을 거쳐 고향과도 같은 전남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장흥 교육장이 있다. 그는 "단순히 지시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 스위치만 누르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임기 중 가장 큰 목표"라며 장흥 교육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음은 장흥 교육장과의 일문일답.

 

1. 현장에서 정답을 찾다: 컴퓨터 교사에서 교육 행정가까지


Q. 중등 교사를 시작으로 교육장까지 오랜 조력자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교육 행정가로서 가지게 된 특별한 철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컴퓨터가 생소하던 시절, 프로그램을 좋아해 전국 소프트웨어 공모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기억이 납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교사 연수를 맡았고, 우리가 가진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곧바로 정책에 반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전문직에 발을 들였습니다.
학교나 교육청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관리자 한 사람의 지시에 따라 좌우되는 조직은 건강하지 못합니다. 또한, 매년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은 시스템이 아닙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늘 이야기합니다. '작년에 했던 대로 하지 마라. 작년의 결과에 반드시 플러스 알파(+α)를 더해 발전시켜라'라고 말이죠.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1도만 틀어도,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다른 발전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2. 위기를 기회로: 소멸해가는 작은 학교의 '색깔 있는 변신'

 

Q. 현재 장흥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통계보다 더 빠르게 체감되는 현장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고 계십니까?


"아이가 한 명 빠져나가면 도미노처럼 주변 아이들까지 함께 이탈합니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위기는 훨씬 더 빨리 다가옵니다. 면 단위마다 있는 작은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의 역사와 전통도 함께 묻힙니다.
하지만 작은 학교는 큰 학교가 할 수 없는 특화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독보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예컨대, 전남의 다문화 가정 비율을 고려해 '다문화 친화적 특화 학교'를 구상 중입니다. 다문화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이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교환하는 모델입니다. 도시의 큰 학교에서는 다문화 아이들이 소외되기 쉽지만, 이곳에서는 모두가 존중받는 주인공이 됩니다. 이렇게 확실한 색깔이 있으면 광주나 인근 보성, 강진에서도 아이들이 찾아옵니다."

 

Q. 실제로 장흥에서는 '노벨문학작가학교'나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 등 차별화된 시도가 돋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장흥은 한승원, 이청준, 이승우 작가 등 150여 명의 등단 작가를 배출한 천혜의 '문림의향(文林義鄕)' 고장입니다. 아무리 AI와 디지털 시대가 되어도 인간 고유의 영역인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길러집니다. 이를 위해 올해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지도 아래 '노벨문학작가학교'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산 지역을 중심으로는 초·중·고를 잇는 IB 학교 구축을 진행 중입니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우리만의 무기입니다."

 

 


3. 떠나는 교육에서 '돌아오고 머무는' 교육으로

 

Q. 교육 때문에 지역을 떠나는 이탈 현상, 특히 고등학교 진학 시기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장흥의 중3 아이들이 지역에 원하는 학과가 없어서 곡성의 조리과나 나주의 미용고 등으로 빠져나가는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기존 특성화고가 공급자 중심으로 과를 정해두고 학생을 모집하니 아이들이 외면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중2, 중3 학생들이 진짜 원하는 학과가 무엇인지 먼저 수요 조사를 하고, 그에 맞춰 학교 학과를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아이들이 장흥에서 원하는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따서, 이 지역에 그대로 정주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입니다."

 

Q. 우수한 교육을 위해서는 현장의 '교사'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장흥은 지리적으로 대도시들 사이에 끼어 있어 선생님들이 부임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가장 가슴 아프고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장흥은 광주, 목포, 순천의 딱 중간에 있어 출퇴근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남에서 관사(200여 개)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어진 지 20~30년이 지나 시설이 노후화된 곳이 많습니다.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모아집니다. 도교육청과 협력해 관사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확충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깨끗한 주거 환경과 별도의 수당 등 실질적인 유인책이 주어져야 우수한 교사들이 장흥으로 오고 싶어 할 것입니다. 또한 임용 제도 역시 단순히 암기 잘하는 사람보다, 사회적 경험이 풍부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수업을 시연할 수 있는 역량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장흥의 정신으로 글로벌 무대를 디자인하다

 

[장흥 교육의 미래를 여는 4대 추진 전략]


▶ 장흥다움 : 문림의향의 역사·문화 정신 계승
▶ 미래세움 : AI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유연한 사고력 확장
▶ 함께채움 : 학교와 마을 교육 공동체의 유기적 결합
▶ 행복나눔 : 소외받지 않고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 환경

 

Q. 부임 후 장기 로드맵인 '장흥 교육 비전'을 선포하셨습니다. 임기가 끝나더라도 이어질 장흥 교육의 10년 뒤 모습은 어떠하길 바라십니까?


"제가 마무리하더라도 다음 사람이 그대로 이어서 추진할 수 있도록 5년, 10년 후의 중장기 로드맵을 담은 ‘장흥의 가치로 글로컬(Glocal) 교육을 열다’라는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작년부터 장흥의 중학교 2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중국 글로벌 역사 문화 탐방(수학여행)을 보내고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위패를 모신 장흥 '해동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직접 중국에 가서 안 의사의 흔적과 동학농민혁명 최대 격전지였던 석대들의 역사적 맥을 세계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기 위함입니다.
10년 뒤 장흥 교육은 아이들이 고향의 '장흥다움'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기죽지 않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터전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그 방향성을 흔들림 없이 다져놓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입니다."

 

[대한민국교육신문 김범동 기자 kbd@kedupress.com]
 







인물·기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