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월)

백상희의 마음저널

엄마는


요즘 저는 다시 글을 쓰고, 라디오 방송 진행이라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니 아이를 키우느라 잠시 일을 내려놓았던 시간이 파도처럼 떠오릅니다. 한동안 닫아두었던 내 삶의 무대가 다시 열리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나날들입니다.

 

그러던 며칠 전 저녁, 식사하면서 딸이 물어봅니다.

“엄마는 왜 계속 영어 회사에서 일을 하지 않았어?”

저의 경력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그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던 그 시절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외국인과 함께 일하던 곳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그런 환경에서 일을 한다는 갖는 것이 행운이었습니다. 이론으로만 공부했던 영어를 계속 사용할 수 있어서 만족하고 다녔던 직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날 무렵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친목을 다져가고, 엄마들의 모임에 상관하여 아이들의 우정이 다져졌던 시절이었기에

특히 여자아이들은 엄마가 일하는 것을 싫어했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온 저는 늘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딸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놀았어?”

“응”

“친구들과 뭐했는데?”

“민지 엄마가 집에서 쿠키 만들어주고 생일파티도 해줬어.”

“재미있었겠다. 친구들도 많이 왔고?”“그런데 엄마! 친구들 엄마들도 생일파티에 같이 있었어. 나만 엄마가 없었고.”

아이의 마음을 읽은 그 순간 제 마음이 정지됩니다.

친구 생일파티에 갔다 와서 시무룩하던 아이의 표정이 이해되고 그 어떤 것을 바라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고 학교 행사에 모두 참석하고, 생일파티도 함께 합니다.

매번 참석하지 못했던 녹색 어머니회에서 활동도 하고, 도서관 봉사도 합니다.

 

나의 경력이 공백으로 가득 채워질 무렵, 아이는 성장을 하였습니다.

세월이 지났습니다.

거울 속에서 예전의 제 모습을 찾아보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꼬마였던 아이가 어여쁜 대학생이 되었고 저는 잠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직장의 회의실 대신 아이의 하루를 읽으며, 제 인생의 계절을 지나왔습니다. 딸의 질문 앞에서 말하지 못했던 것은 후회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빨리 지나간 시간이었기에 그 시절을 제대로 안아주지 못했기에

딸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면서 저는 마음에게 답변을 해봅니다.

 

엄마가 아이였을 때, 할머니가 바쁘셨고, 그 당시 외로움을 잘 알기에

우리 딸에게는 그런 추억을 주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엄마는 잠시 경력의 커튼을 닫아두었단다그러나 그 커튼 뒤에서 인생을 멈춘 적은 없었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을 배웠고..

누군가의 마음을 먼저 읽는 법을 배웠고..

기다림을 배웠고 지금은 그 시간이

다시 그림이 되고 글이 되고 라디오의 목소리가 되어서, 인생 2막의 무대 위로 올라오고 있음을

 

엄마의 시간은 늦어진 것이 아니고 조금 깊어졌을 뿐이라고

 

 

 

백상희 칼럼니스트

 

· 96.3 mhz sone FM 진행/ 구성작가

· 2026년 대한민국 진심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정회원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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