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5 (금)

백상희의 마음저널

참 잘했어요


운동을 시작하면서 새벽을 시작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하루의 이끌림을 주고, 편안한 안정을 갖게 해주는 감사함이 점점 깃들고 있습니다.

 

아주 어릴 적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은 서로 엄마 역할을 원했지만, 아빠 역할은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저는 기꺼이 아빠 역할을 하였고 그런 저를 친구들은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고무줄놀이할 때는 달랐고, 아무도 저와 같은 편이 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고무줄 안에 들어가 잘 뛰다가도, 운동신경이 없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편을 지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학창 시절 제가 싫어했던 수업은 체육 시간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체육이 시간표에 있는 날이면 학교에 가기 싫었습니다. 비가 와서 실내에서 수업하기를 바란 적도 많았고 공휴일과 겹치기를 바라며 달력을 들여다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 저의 학창 시절, 어느 수업 시간이 기억납니다. 멀리 공던지기 연습을 하면서 나름 열심히 집중도 했었지만, 제 손을 떠난 공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발 앞에 떨어졌습니다.

 

“지금 멀리던지기를 하는 거니, 포환던지기하는 거니?”

체육 선생님의 말씀에 친구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터졌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무심히 떨어지는 공을 보면서, 제 마음도 바닥으로 조용히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짧은 시간에 이룰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갑니다. 어느새 체육을 싫어하던 꼬마는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는 중년이 되었습니다. 비록 공던지기는 아니지만, 운동을 꼭 해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에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어떤 운동이 좋을지 고민하다 어릴 적 꿈이 떠올랐습니다.

 

호두 깎기 인형을 보면서, 발레리나를 꿈꿨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발레리나의 옷과 아름다운 몸의 선율을 보면서, 하늘에 있는 천사가 내려온 거 같다는 생각을 늘 하였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발레의 기초 동작과 닮아 있는 필라테스는 어린 시절 그 꿈에 다가갈 수 있는 동심을 주고 발레리나가 된 것 같은 상상을 하게 해주니까요.

 

운동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선 제 모습을 봅니다. 낯설고 굳어진 몸은 생각처럼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몸을 펴고 호흡을 고르면서 중심을 다시 잡아봅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필라테스, 어느새 3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강사님께도 칭찬을 자주 듣기도 합니다. “처음보다 몸이 많이 유연해지셨어요, 운동은 습관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쪽이 조용히 따뜻해집니다.

 

공을 멀리 던지지 못해 웃음거리가 되었던 체육 시간도, 고무줄놀이에서 늘 깍두기처럼 서 있던 어린 시절을 지금의 운동이 보상해 주는 것 같습니다.

 

공을 던지지 못해 웃음거리가 되었던 체육 시간도, 고무줄놀이에서 깍두기처럼 서 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저를 바라볼 때, 그 시절 부끄러웠던 기분이 조금씩 치유됩니다.

 

발레리나를 꿈꿨던 오래전의 소원이 운동을 못했던 한 아이의 삶을 다시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 자신에게 조용히 도장을 찍어줍니다.

“참 잘했어요”

 


 

백상희 칼럼니스트

 

· 96.3 mhz sone FM 진행/ 구성작가

· 2026년 대한민국 진심교육대상 수상

· 최경규의  행복학교 정회원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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