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아일보(2026.4.27.)는 202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피터 하윗(Peter Howitt) 교수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압축하여 “韓, 젊은 혁신가 확보하려면 이민-교육 개혁하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트럼프가 내쫓는 엘리트 데려와라 … 지금이 ‘인재 유치 황금기”라는 기사를 부연해 소개했다. 그는 한 마디로 대한민국의 현재를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거대한 소용돌이 앞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노벨상 수상 전문가답게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낡은 시스템을 도태시키는 역동적 과정을 설명하는 그가 한국에 던진 화두는 단순한 경제 정책을 넘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근본적인 지향점을 담고 있다. 인구 소멸과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가 제시한 해법은 우리 사회와 교육계가 반드시 성찰해야 할 시대적 명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이 글에서는 그의 인터뷰 내용을 참조하여 미래에 우리 교육이 나아갈 길을 밝혀 보고자 한다.
하윗 교수는 한국이 가진 규모와 경제력을 높게 평가하며, 대학과 기업, 연구단지가 하나로 융합된 ‘자체적인 실리콘밸리’ 조성을 주문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단지(집단) 구축이 아니다. 지금껏 우리 교육이 대학을 진리와 정의의 산실을 내세워 ‘지식 전달의 총아’로 정의했다면, 이제는 대학을 ‘혁신이라는 씨앗이 발아하는 핵심 허브’로 재정의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상아탑에 갇힌 이론 교육은 더 이상 혁신을 생산하지 못한다. 이는 기업이 학교의 교실로 들어오고, 학생이 연구소에서 현장 문제를 해결하며 학점을 얻는 ‘개방형 산학 융합 모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교육 과정 자체가 산업 현장의 최첨단 과제와 실시간으로 연동될 때, 우리 교육은 비로소 ‘지식인’을 넘어 문제 해결형 실질적 인재를 배출하는 요람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초저출산과 인구 절벽에 대한 공포는 우리 사회를 극대로 경직시키고 있다. 따라서 하윗 교수의 해법 제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요한 것은 총생산(GDP)보다 1인당 생산성”이라 일갈했다. 이는 인구 감소가 곧 국가의 몰락(소멸)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창출하는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교육의 질적 대전환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교육이 표준화된 인재를 길러내어 공장형 생산 체계를 뒷받침했다면, 이제는 개별 학생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적 이민 제도’를 통해 국경을 넘는 속성을 간직한 세계의 인재를 품고, 우리 안의 학생들을 최고의 기술과 창의성을 갖춘 독보적인 인재로 키워내는 것, 그것이 바로 생산성 혁명을 완수할 교육의 본질이라는 소중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피터 하윗의 이론적 핵심인 ‘지속 가능한 성장’은 결국 혁신에서 온다. 그렇다면 인공지능(AI)이 지식의 대부분을 대체하는 시대, 우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그것은 지금처럼 정답을 빨리 찾는 오지 선택형 능력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서·논술형에 자유로운 ‘혁신적 사고’가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이는 최근 우리 교육계 내부에서도 싹트기 시작하는 교육의 지향점이다.
특히 AI 시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은 ‘질문하는 인간’을 키우는 교육이어야 한다. 이는 모든 미래 교육 관련 기고문에서 한결같이 주장하는 결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IB(국제 바칼로레아)와 같은 탐구 중심 교육, 실질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차원을 넘어, 복잡한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도출하는 집중적 훈련으로 나아가야 한다.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효율적인 답안을 검증하고, 인간만의 고유한 가치와 윤리를 더하는 것, 그것이 기계와 공존하며 성장하는 미래 세대의 생존 전략이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강의 기적’이라는 압축 성장의 성공 신화를 써본 경험이 있다. 이제 우리는 ‘추격자(Fast Follower)’의 위치에서 벗어나 세계적 혁신의 본거지가 되는 ‘퍼스트 펭귄’, ‘선도자(First Mover)’로 위상을 격상시켜야 한다. 주요 언론에서 부각시키는 하윗 교수의 제언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낡은 시스템을 파괴하고 새로운 혁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교육은 그 혁신의 시작점이어야 한다. 대학의 문턱을 낮추고, 산업과의 경계를 허물며, 한 명의 학생을 소중한 생산적 자산으로 키워내는 일, 그리고 나아가 세계적인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실리콘밸리를 완성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 우리 교육은 더 이상 입시와 성적이라는 좁은 틀에 갇혀 있을 여유가 없다.
이제 우리 교육은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있는 개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일체화된 거대한 함선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의 미래 기회는 바로 지금, 교실 안에서 싹트는 미래 세대들의 창의적인 질문과 그 질문을 현실로 만드는 혁신적인 교육 환경인 연구 단지-기업-대학의 연계성이 중요함을 절실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진정한 창의성은 ‘도전하는 태도’에서 나오고 AI가 인간 리더십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인식을 최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이제 정부, 기업, 교육계 모두가 한배를 탄 운명 공동체임을 한시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루가 늦어지면 한 세대가 늦춰진다.” 이 말은 현시대의 교육과 관련해 이제는 합당한 명제가 되어 가고 있다.

▲ 전재학 칼럼니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
· 인천과학고 외 7개교 영어교사
· 제물포고등학교, 인천세원고 교감
· 인천 산곡남중 교장
· 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 주간교육신문, 교육연합신문 외 교육칼럼니스트 활동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