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월)

‘Made in Korea’ → ‘Made with Korea’로 경제교육의 전환 패러다임

서울 도심지를 걷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않듯 자연스럽게 들리는 곳이 바로 남대문 재래 시장이다. 그곳에 가면 외국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는 대표적 명소다. 그만큼 서울 관광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각각의 가게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린 공통된 푯말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그것은 바로 과거의 ‘Made in Korea’가 아닌 새로운 ‘Made with Korea’라는 문구이다,

 

오늘날 세계 경제는 단순한 생산 중심의 경쟁에서 협력과 가치 창출 중심의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산업과 남대문과 같은 대표적 상업 현장에서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Made in Korea”와 “Made with Korea”의 차별화이다. 이 두 개념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무역 용어의 이해를 넘어, 미래 경제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먼저 “Made in Korea”는 제품이 한국에서 생산되었음을 의미하는 전통적인 원산지 개념이다. 즉 제품의 생산 공정 대부분이 한국에서 이루어졌고 한국 기업이 제조했음을 나타내는 산업 중심의 개념이다. 이 개념은 1960~1990년대 한국의 고도 성장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한국은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신뢰를 구축했고, 이러한 성과는 대한상공회의소와 같은 경제 기관에서 한국 산업 발전의 핵심 요인으로 평가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이 확대된 오늘날에는 한 국가에서 모든 것을 생산하는 구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예컨대 디자인은 유럽, 기술은 한국, 생산은 동남아, 판매는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형태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Made with Korea”이다. 이는 제품이 반드시 한국에서 생산되지 않았더라도 한국의 기술, 디자인, 문화, 플랫폼, 또는 협력이 포함되었다는 포괄적 생산의 의미다. 다시 말해 한국과 함께 만들어진 가치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는 곳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서울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이다. 남대문 상가에서는 최근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글로벌 협력 상품과 K-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상품을 강조하며 “Made with Korea” 브랜드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필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압축해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글로벌 협력 경제의 확산이다. 남대문 상인들은 해외 생산 네트워크와 협력하면서도 한국의 디자인 감각과 유통 역량을 결합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한 제조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협력 기반 가치 창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K-문화의 확장성이다. K-패션, K-뷰티,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과 연결된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국제적인 가치가 되었다. 남대문 상가에서는 이러한 문화적 영향력을 활용하여 상품의 정체성을 “한국과 함께 만든 제품”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중소상인의 생존 전략이다. 대기업 중심의 제조 경쟁에서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경쟁하기 어렵다. 그러나 협력과 스토리, 문화 가치가 결합된 “Made with Korea” 전략은 중소상인도 글로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에서의 경제교육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존의 경제교육이 생산과 소비, 기업과 시장이라는 구조적 이해에 초점을 두었다면 앞으로의 경제교육은 상도(商道), 즉 상인의 도덕성과 신뢰 기반 경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추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신뢰 중심 경제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상도는 단순한 이윤 추구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거래를 의미한다. 남대문 상인들이 오랜 기간 시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사회적 자산인 ‘신뢰’를 축적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학생들에게 계약, 책임, 정직한 거래의 3자 중요성을 실제 시장 사례와 함께 교육해야 한다.

 

둘째, 협력 경제 체험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상품을 기획하고 해외 협력 생산 모델을 설계해 보는 프로젝트 학습을 실시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Made in Korea”와 “Made with Korea”의 차이를 체험적으로 이해하게 할 수 있음이다.

 

셋째, 현장 기반 경제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교실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남대문시장과 같은 실제 상업 현장을 방문하여 상인 인터뷰, 유통 구조 분석, 브랜드 전략 탐구 등을 진행한다면 그 교육적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이는 곧바로 현실을 바로 직시하게 만들 것이다.

 

넷째, 윤리적 기업가 정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미래 경제는 단순히 돈을 버는 능력보다 사회적 자산인 신뢰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경제적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는 공정 거래, 사회적 책임, 지속 가능한 경영의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

 

결국 “Made in Korea”가 제조 중심 성장 시대의 상징이라면 “Made with Korea”는 협력 중심 가치 창출 시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남대문 상가가 이 개념을 적극적으로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시대 변화를 가장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글러발 기업이 세계 경제의 트렌드를 가장 먼저 반영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으로 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은 단순한 이론 전달을 넘어 상도와 협력, 신뢰와 창의가 결합된 실천적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럴 때 학생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가치를 창조하는 경제 시민이자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다음 도약을 준비하는 가장 혁신적인 투자이자 든든한 경제교육의 발판이라 믿는다.

 

 

 

▲ 전재학 칼럼니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교육학 석사
· 인천과학고 외 7개교 영어교사
· 제물포고등학교, 인천세원고 교감
· 인천 산곡남중 교장
· 교육평론, 교육과사색, 전문위원
· 주간교육신문, 교육연합신문 외 교육칼럼니스트 활동

 

[대한민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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