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이유'부터 찾는 사람이 있다. 충분한 이유가 생겨야, 완전히 준비가 되어야, 자신감이 생겨야 움직이겠다는 사람이다. 이 마음은 신중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회피다. 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쌓일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기회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가 있다.
나는 관점을 바꿨다. '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게 아니라, '안 할 이유'가 있는지부터 묻는 것이다. 안 할 이유가 딱히 없다면 일단 한다.
몇 년 전, 수의사·작가 직업인 특강 의뢰가 한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기다렸다. 그런데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직접 강연 플랫폼 측에 먼저 문을 두드렸다. 나름의 이유를 알게 되었고, 그 덕에 담당자와 접점이 생겼다. 그 뒤로 연락이 왔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찾는다. 적극성을 띠는 사람에게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주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안 할 이유가 없다면 먼저 움직여야 한다.
부산시청에서 200여 명 청중 앞에 서는 강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많은 청중 앞에서 강연한 건 처음이었다. 두렵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안 할 이유도 딱히 없었다. 일단 수락했다. 강단에 오르고, 말을 꺼내고, 마치는 그 시간 전체가 내게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이 강연 이후로 청중 수가 아무리 많아도 그것은 내게 아무런 걱정거리가 안 된다. 만약 당시 내가 하지 않을 이유를 찾았다면 어땠을까? 여전히 청중 수가 많은 강연은 두려워하고 주저하고 있을 것이다.
마흔 둘에 파킨슨병을 진단 받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혜남은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에서 이렇게 말한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고 싶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웬만한 일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얼마나 값진지를 알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봤을 때 후회로 남는 것은 저질렀던 일이 아니라 저지르지 못했던 일이다.
인생은 저지르고 수습하기다.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다 보면 평생 시작하지 못한다.
한자 성어 중에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이라는 말이 있다. 길은 따로 있지 않다. 내가 걸어가면 뒤에 생기는 것이다. 걷다 보면 길이 만들어진다. 멈춰 있으면 길은 영영 나타나지 않는다. 미룰수록 실행할 용기는 줄어든다.
나는 그 태도로 살아왔다. 안 할 이유가 없다면 일단 썼다. 책 네 권이 그렇게 나왔다. 안 할 이유가 없다면 강연을 수락했다. 수십 개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게 된 것도 그렇게 시작됐다. 안 할 이유가 없다면 대부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해서 얻은 기회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지금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그것, 안 할 이유가 있는가. 없다면 당장 하라.

그로쓰 퍼실리테이터 박근필
[주요경력]
· 수의사
· 작가, 칼럼니스트, 커리어 스토리텔러
· 박근필성장연구소 소장
· 청소년 진로 직업 특강 외 다수 출강
· 데일리벳 외 다수 매체 칼럼 연재
[저서]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2023)
· 나는 매일 두 번 출근합니다 (2024)
·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2025)
· 방구석에서 혼자 읽는 직업 토크쇼 (2025, 공저)
[참고 링크]
저자 인터뷰 방송 출연_ONN닥터tv <이 책을 쓴 사람>
[대한민국교육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