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으로 산다는 것
어느 날, 친구가 조용히 내게 말한다.
“신기하게 마음을 바꾸니까, 일도 풀리더라”
그 말이 며칠이 지난 지금도 귓가에 맴돌고 있다.
살아보니 그렇다. 나이 오십을 넘기고, 예순을 지나며 몸은 예전과 같지 않다.
눈은 침침해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와 무릎이 뻐근함을 쉽게 느낀다. 예전 같으면 대수롭지 않을 감기조차 며칠을 안고 간다.
며칠 밤낮을 새워도 다음 날 아침이면 아무렇지 않던 시절이 이제는 꿈만 같다.
정직한 몸은 에둘러 어려운 말을 하는 대신, 내게 한계를 알려준다.
‘쉬어야 한다’, ‘무리하지 마라’ 이제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몸이 튼튼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그랬던 시간들은 분명 나에게도 존재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친구의 말처럼 결국은 마음이 문제였다.
내가 세상을 풀어가는 방식, 내 안에 쌓여 있는 생각과 감정의 무게가 결국 삶의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는 걸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원망이 줄고 여유가 생긴다.
마음을 바꾸니, 풀리지 않던 일들의 실마리가 드러난다.
또 싸워야 할 것 같은 문제들이 그냥 스쳐가도 괜찮은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몸은 분명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아파도 놀라지 않고, 실망스러운 일이 있어도 마음에 오래 담아두지 않는다. 살면서 겪은 시간들이, 또 그 아픔들이 나를 더 여유롭게 만들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몸은 한계를 점점 보여주지만, 마음은 더 단단하면서도 유연하다.
눈물로 굴곡진 세월을 거치는 동안 그 시간의 흐름, 그 안에서 내가 가질 수 있었던 작은 철학, 비록 몸은 늙고 약해지지만, 마음은 더 깊어지고 단단해질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그것은 어쩌면 어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아닐까?
삶은 내가 조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흘러가야 할 시간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이기기 위한 삶’이 아니라 ‘견디고 비우고 받아들이는 삶’을 배워가야 한다. 또한, 그 힘은 더 이상 젊음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건 말없이 묵묵히 쌓여온 마음의 깊이에서 그리고 태도를 바꾸는 용기에서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몸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마음의 힘으로 애써 삶을 살아내려 노력하는 당신에게 나는 조용히 말을 건네고 싶다.
“마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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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교육신문]